스노든사건, 사생활침해 논란 아닌 외교전 비화< FT>

스노든사건, 사생활침해 논란 아닌 외교전 비화< FT>

입력 2013-06-24 00:00
수정 2013-06-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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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경유지 택하자 스노든 옹호여론 사그러들어”

미국 정보당국의 사찰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 문제가 미국-중국, 미국-러시아간 외교마찰로 번지고 있다고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23일 ‘스노든 낙진(落塵)이 중국과 러시아를 덮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노든의 홍콩 출국으로 촉발된 외교적 마찰을 소개했다.

스노든은 이달 초 미국 정보당국이 사찰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음을 보여주는 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인들의 사생활 보호에 관한 토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지난 23일 홍콩을 떠나 모스크바를 경유해 다른 망명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침해에 관한 그의 주장이 국제정치의 줄다리기 속에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이 FT의 진단이다.

미국 정치권의 대(對)중국, 대러시아 분위기는 최근 매우 악화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인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홍콩이 한 일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홍콩 당국이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한 점을 비판하면서 “베이징(중국 정부)의 손이 여기 개입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FT에 말했다.

중국 측은 미국 정보당국이 최근 칭화대를 해킹하는 등 중국측을 감시해 왔다는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사설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라며 무고한 척 해왔지만 (실제로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악당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 스노든을 간첩 혐의로 기소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21일에는 기소절차 착수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이어 스노든이 홍콩에 머무르고 있던 지난 22일 그를 미국으로 송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고 23일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했다.

미국 관리들은 홍콩 당국이 송환 요청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미국 법원으로 넘겨질 것이라고 생각해 왔으나, 홍콩 당국의 스노든 출국 허용으로 이런 전망이 불확실해졌다고 FT는 지적했다.

스노든이 모스크바를 경유지로 택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으며 또 스노든을 옹호하던 일부 미국내 여론도 사그라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자유방임주의 이념으로 잘 알려진 미국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폭로 초기에 스노든을 옹호했으나 그가 홍콩을 떠나 모스크바로 가자 “만약 그가 러시아 정부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면 역사에서 그의 평판에 나쁜 영향만 줄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폴 의원은 “만약 그(스노든)가 아이슬란드 같은 독립적 제3국으로 가고 또 공식적인 정부(기관) 아무 곳에도 얘기하기를 거부한다면, 그런 경우에는 그가 사생활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든 중국 정부든, 아직까지 우리(미국)의 적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정부들에 그(스노든)가 잘 보이려고 한다면, 매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머 의원은 CNN에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눈에 손가락을 쑤셔박으려고(골탕먹이려고) 안달이 난 것 같다”며 “푸틴(대통령)이 스노든이 러시아에 상륙한 뒤 다른 곳으로 가도록 허용한다면, 미국-러시아 관계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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