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시진핑] “新간섭주의” 美에 일침… “국제문제 적극 개입” G2 자신감

[니하오 시진핑] “新간섭주의” 美에 일침… “국제문제 적극 개입” G2 자신감

입력 2012-11-09 00:00
수정 2012-11-0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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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정치보고’로 미리보는 시진핑의 중국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힘을 갖추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겠다.’

8일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개막식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공개한 ‘정치보고’에는 며칠 뒤 공산당 총서기에 선임돼 10년간 중국을 이끌어 나가게 될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생각도 담겨 있다. 그 역시 후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정치보고 작성에 참여했고, 그 내용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후 주석의 ‘정치보고’를 철저하게 곱씹어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치보고는 ‘시진핑 시대’ 중국이 걷게 될 정치, 외교, 국방, 사회, 경제적 노선을 알 수 있는 ‘참고서’ 격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정치보고의 핵심은 경제 총량에서 G2로 올라선 만큼 이를 바탕으로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 ‘힘’을 과시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후 주석이 직접 낭독한 ‘정치보고’의 외교 부분은 미국을 향한 선전포고를 연상케 한다. 그는 우선 “후진국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강해져 국제적인 힘의 균형이 세계 평화 수호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자국의 달라진 위상을 강조한 뒤 “그러나 패권주의, 강권정치, 신(新)간섭주의가 대두되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미국이 인권을 빌미로 중국을 공격하고 있으며, 중국이 주변 국가들과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에서 미국이 상대편을 들어 중국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반드시 국가주권과 발전이익을 수호하고 외부의 어떤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4년전 17차 전대 정치보고 당시 “중국은 오로지 평화발전의 길만을 걸을 것이다.”라며 낮은 자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영토분쟁에서 주로 사용하는 ‘국가이익 수호’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이 영토 문제에서 보다 강경한 태도를 견지할 것임을 드러냈다.

대국으로서의 지분도 요구했다. 후 주석은 “중국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국제 문제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발휘해 전 세계적인 각종 도전에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신국제질서 구축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시진핑 시대’ 역시 공산당 일당 독재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서방의 민주제도와는 선을 긋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드러냈다.

다만 법치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후 주석은 “누구도 헌법과 법률을 초월해 특권을 누려선 안 되며 말로 법을 대체하거나, 권력으로 법을 짓누르거나 개인적인 정에 얽매여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며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치’가 횡행했던 과거를 비판하고, 법치를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지만 공산당 간부 등 기득권층의 저항을 어떻게 제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는 17차 전대 정치보고 때와 마찬가지로 내수 확대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내수를 키워야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만큼 기존의 투자와 수출 의존형에서 소비·투자·수출 등 ‘3두마차’를 고루 중시하는 쪽으로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미미한 성과를 반성한다는 뜻도 있어 보인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1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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