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인력 제외 공관직원 철수…수단대사관 일시 폐쇄
미국 정부는 ‘이슬람 모독 영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수단과 튀니지에서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을 철수시키고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수단 ‘여행경보(Travel Warning)’를 통해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 피습 직후 긴급요원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들에 대해 수단에서 떠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국민에 대해 수단 여행의 위험성을 경고한다”면서 “서부 다르푸르 지역 등의 여행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단 정부가 테러조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들 조직은 서방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수단 전역의 테러 위협은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튀니지에 대해서도 별도로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모든 자국민들에 대해 여행을 피할 것을 경고했다.
국무부는 “지난 14일 비상요원을 제외한 모든 미 공무원들에 대해 튀니지를 즉각 벗어날 것을 지시했다”면서 “현재 튀니지 공항이 열려 있는 만큼 즉각 민간항공 편으로 튀니지를 떠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튀니지에 남아있는 국민은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시위 현장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The Hill)’ 등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수단의 수도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이 오는 16일 폐쇄될 예정이라면서 현지 미국 국민에게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대사관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번 지시는 이슬람 국가인 수단에서 시위대 수만명이 지난 14일 미국과 영국, 독일 대사관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단 정부는 미 국방부가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의 보안 강화를 위해 해병 특수부대를 파견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한 데 대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공관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단 관영통신에 따르면 알리 카르티 수단 외무장관은 “수단 정부는 외국의 외교공관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미 특수부대 파견을 거부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런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어제 발생한 대사관 피해와 관련해 수단 정부에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요구했다”면서 “우리 국민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단 정부는 빈 협약에 따라 우리 외교관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대규모 반미(反美)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와 예멘에 해병대 100여명을 급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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