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고조] 암울한 美경제

[글로벌 경제위기 고조] 암울한 美경제

입력 2012-06-04 00:00
수정 2012-06-0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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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8.2%로↑… 경기회복설은 ‘허상’

조금씩이나마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미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 노동부가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실업률 8.2%는 전달의 8.1%에 비해 0.1% 포인트 오른 것이다.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6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5월 5만 4000명이 늘어난 이후 1년래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이번 발표 내용이 심상치 않은 것은 그동안 미국의 실업률 감소세가 ‘착시 현상’에 따른 것이란 의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가 나아졌다기보다는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데다 정부가 억지로 돈을 풀어 임시직 고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다소 개선된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이 있는 마당에 실업률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그동안 지표상으로 나타난 ‘경기회복 분위기’는 결국 허상이었다는 인식이 순식간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건설지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0.3% 증가에 그쳤으며, 제조업지수도 전달에 비해 1.3포인트 떨어진 53.5에 머무는 등 먹구름이 미 경제 전반에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처럼 어두운 경제지표에 충격을 받은 다우지수는 1일 전날보다 274.88포인트(2.22%)나 급락했다. 하루 동안 25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있으나, 그 속도는 빠르지 않고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시인했다. 그는 “휘발유값이 다시 내리고 있지만 최근 수개월간 소비자들의 지갑을 가볍게 했고, 유럽의 경제위기는 우리 경제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며 “이는 굳건한 경제를 재건하는 데 힘든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6-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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