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김유진이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2-0으로 이긴 뒤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김유진(울산체육회)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뒤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이변이 아니다.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일내겠다고 생각했다. 저를 믿고 하니까 결과가 좋았다”며 “개인적인 명예나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돼서 스스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유진은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경쟁에서 밀려 대륙별 선발전으로 파리올림픽 티켓을 겨우 따냈다. 그러나 본선에선 세계 1위 뤄쭝스(중국)를 비롯해 2위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 5위 하티제 일귄(튀르키예)을 모두 이기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 태권도가 이 체급에서 메달을 딴 건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이다.
24위 김유진은 “랭킹이 높다고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저만 무너지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 “운동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훈련했다. 매일 지옥을 가는 기분이었다. 자신을 몰아붙였더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김유진이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의 머리를 가격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우승으로 자신감을 채운 김유진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는 “할머니가 아직 안 주무실 거 같다. 호신술을 위해 태권도를 배우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길게 보면 2028 LA올림픽도 도전하겠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새 목표다. 아시안게임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