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맏언니 김정미의 부상 투혼 ‘부딪히고 또 부딪혀도’

<여자월드컵> 맏언니 김정미의 부상 투혼 ‘부딪히고 또 부딪혀도’

입력 2015-06-22 08:18
업데이트 2015-06-22 08: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광대뼈가 부어오르고 극심한 통증이 밀려와도 그라운드에 쓰러질 수는 없었다.

12년 만에 어렵게 복귀한 여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적을 함께 일궈낸 후배들 앞에서 ‘맏언니’ 김정미(31·현대제철)는 약한 모습을 모일 수는 없었다.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타디움.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16강전에 나선 태극낭자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프랑스를 상대로 전반 8분 만에 두 골이나 허용하며 힘겨운 경기를 치뤘다.

’우승 후보’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치르던 한국은 전반 17분 설상가상으로 골키퍼 김정미가 쓰러지는 불상사까지 감당해야 했다.

김정미는 공중볼을 처리하려고 함께 뛰어오른 박은선(29·로시얀카)의 왼쪽 팔꿈치에 오른쪽 광대뼈를 세게 부딪쳤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김정미는 통증 때문에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힘겹게 고개를 들었지만 그의 오른쪽 광대뼈 부위는 순식간에 부어오르며 퍼렇게 멍이 들기 시작했다.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김정미는 포기할 수 없었다.

2003년 미국 여자 월드컵 당시 19살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정미는 12년 만에 맏언니로 성장해 생애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눈부신 선방쇼로 ‘윤덕여호’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적을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날 프랑스를 상대로 전반 초반 연속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맏언니의 책임감’을 놓을 수 없었던 김정미는 출전을 강행했다. 통증이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김정미는 공중볼 다툼을 마다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시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김정미는 또 한 번 공중볼을 처리하려고 점프를 했고, 이번에는 헤딩을 시도하며 뛰어오른 프랑스의 주장이자 신장 187㎝의 장신 수비수 웬디 르나르(25·올랭피크 리옹)와 머리를 부딪쳤다.

이번에는 왼쪽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김정미는 또다시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말았다.

전반전은 그렇게 끝이 났고, 힘겹게 일어난 김정미는 경기장을 벗어나면서 오히려 박은선의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결국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태극낭자들은 후반 초반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0-3으로 완패했고, 눈물겨운 ‘부상투혼’을 펼친 김정미는 A매치 횟수를 93경기에서 마감하고 4년 뒤 월드컵 무대를 목표로 다시 한번 한국 여자 축구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