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이뤄지지 않은 박은선의 골사냥…4년후 기약

<여자월드컵> 이뤄지지 않은 박은선의 골사냥…4년후 기약

입력 2015-06-22 08:18
업데이트 2015-06-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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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으로 기울었던 후반 10분. 한골이 아쉬운 상황에서 유영아와 교체된 박은선(29·로시얀카)은 고개를 숙인 채 한국의 벤치로 들어갔다.

한국 여자 축구가 낳은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박은선이 12년간 기다린 골사냥이 결실없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박은선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프랑스와의 16강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59분간 뛰면서 슈팅 한번 하지 못한 채 교체됐던 지난 18일 스페인전보다는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박은선 본인뿐 아니라 여자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박은선은 골키퍼 김정미(31·현대제철)와 함께 한국 여자축구가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2003년 미국 대회를 경험한 선수다.

당시 한국의 3전 전패를 지켜만 봐야했던 박은선은 이후 한국 여자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박은선의 축구 인생은 평탄하게 풀리지 않았다. 수년간 그라운드를 떠나 방황하기도 했고 성별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지난해 월드컵 예선에서는 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공격형 미드필더 지소연과 함께 팀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3월 키프로스컵에서 다친 왼쪽 발목과 소속팀에서 다친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가시지 않아 지난 1, 2차전에서 그라운드를 전혀 밟지 못했다.

박은선은 3차전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몸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전엔 통증이 재발한 듯 그라운드 위에 잠시 앉아 발목을 주무르는 모습도 보였다.

박은선은 이날 경기에선 실전감각을 되찾은 듯 상당히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빗나갔지만 전반 13분엔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날리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러나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막강 콤비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롤 모았던 지소연이 컨디션 난조로 벤치를 지킨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하기 위해 12년을 기다린 박은선의 도전엔 일단 쉼표가 찍혔다. 팬들은 박은선의 도전이 4년 후까지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은선은 “싱숭생숭한 기분이다. 아쉽기도 하지만 뭔가 이뤘다는 느낌은 있다”고 12년만의 월드컵을 끝내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좋은 팀을 만나 몸관리를 잘하면 4년 뒤 월드컵도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여기 와서 보니 후배들이 앞으로 더 좋은 축구를 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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