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반길 수 없는 ‘한양도성 세계유산’

[씨줄날줄] 반길 수 없는 ‘한양도성 세계유산’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6-02-01 23:45
수정 2026-02-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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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이 ‘한양의 수도성곽’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냈다. 등재 대상은 한양도성과 유사시 방어 목적의 북한산성, 도성과 산성을 이어 피란길을 보호하는 탕춘대성이다.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는 서울시의 염원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 개발 계획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한양도성이 세계유산에 등재된다면 더 큰 개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종묘가 하나의 점이라면 한양도성은 선이다. 서울 사대문을 잇는 한양도성의 성곽 길이는 모두 18.627㎞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성벽이 잘 보존된 구간이 12.3㎞, 사라지거나 훼손된 구간이 6.3㎞다. 성벽이 보존된 구간의 경우 세계유산 종묘와 같은 개발 제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계유산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은 사업자가 대상 사업 건축물의 최고 높이 등이 포함된 사전검토요청서를 국가유산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유산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세계유산영향평가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거나 저감할 수 있는지가 평가 기준이다.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행령에는 영향평가의 거리 규정이 없는 만큼 종묘 주변이 대부분 대상 구역이 될 수 있다며 서울시는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한양도성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이론적으로 영향평가 구역에는 사대문 내부 전체는 물론 외부도 포함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의 ‘한양의 수도성곽’ 세계유산 등재 신청이 서울시를 향한 또 하나의 선전포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유산과 인접한 태릉골프장에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서울시가 반발하는 것도 좋은 전략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서울시가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원칙이 없다는 사실만 드러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도 있는 서울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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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논설위원
2026-02-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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