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독일-덴마크 공동 연구팀
새끼 바다표범도 음악들으면 박자에 몸 움직여
인간의 언어와 음악 진화 연구에 도움 기대
바다표범도 음악 즐겨요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 제공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 비교생물음향연구그룹, 마스트리히트대 심리·신경과학부, 독일 뮌스터대 행동생물학과, 덴마크 아르후스대 임상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바다표범도 음악을 들으면 리듬을 타고 즐기는 행동을 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10월 27일자에 실렸다.
음악을 만들고 즐기는 동물은 사람이 사실상 유일하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물론 사람 이외에 영장류들도 음악에 반응하도록 훈련할 수는 있지만 사람과 비슷한 리듬 능력을 갖도록 가르치지는 못한다.
연구팀은 바다표범도 음성 학습이 가능한 동물이라는 점에 착안해 바다표범의 음악 인식 능력을 실험했다. 이를 위해 사람 목소리나 음악에 익숙한 성인 바다표범이 아닌 야생에서 태어난 지 10개월 미만의 어린 바다표범 20마리를 대상으로 했다. 과학자들은 사람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방법을 활용했다. 음악이 흘러나올 때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몇 번이나 돌리는지를 기록하는 식이다. 이런 행동은 자극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는 의미로 어린 바다표범도 리듬을 인식할 수 있다면 고개를 돌리는 횟수나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가정이다.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템포, 길이, 규칙성을 다양하게 만든 리듬을 만들었다.
그 결과 바다표범은 리듬이 길거나 빨라지고 규칙적일 때 몸을 들썩이거나 고개를 돌리는 행동을 더 많이, 더 길게 했다. 이런 행동은 바다표범이 음의 규칙성·불규칙성, 짧고 긴 음, 빠르고 느린 템포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 라우라 베르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영장류 이외의 다른 포유류도 리듬을 처리하고 발성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와 음악성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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