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입국… 공동강요 혐의 압송 “물의 일으켜 죄송… 우병우 몰라”

삼성·마사회·승마協 압수수색
朴대통령 수사시기 다음주 윤곽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최측근으로 문화예술계의 각종 이권 사업과 인사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47·광고감독)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8일 체포해 검찰로 압송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법원에서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밤 9시 4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 9월 말 출국한 뒤 중국에 머물던 차씨는 이날 밤 8시쯤 칭다오(靑島)발 항공기를 타고 귀국했다. 차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알고 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의 입국 당시 신병을 바로 확보하지 않아 ‘수사에 대비할 시간을 줬다’는 비난을 받은 검찰은 차씨의 입국 전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준비를 마쳤다. 검찰은 차씨를 상대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와 문화예술계의 각종 사업에 개입했는지,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했는지 등의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과 대한승마협회, 한국마사회, 관계자 자택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 최씨에 대한 삼성그룹의 ‘35억원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54)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의 사무실과 자택도 포함됐다. 황 전무는 이날 검찰에 소환돼 최씨에 대한 지원금 성격과 규모 등에 대해 조사받았다.

검찰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 지원 명목으로 불법 대가성 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53개 대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최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기금 출연에 압력을 가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기업 총수들도 소환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총수 7명과 별도의 비공개 면담을 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시기는 다음주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은 오는 19일쯤 최씨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