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율 60%대…해외 서버 등 수사난항
야탑역 살인예고 작성자 19일째 오리무중
경찰 “피의자에 구상권 청구 사례 많다”
야탑역 순찰하는 경찰특공대
연합뉴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을 계기로 유행처럼 번진 ‘살인예고 글’ 작성자 10명 중 4명은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해 8월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현재까지 관내 발생한 살인예고글 146건 중 88건(60.3%)이 검거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58건은 여전히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3일 오후 6시쯤 최원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하고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냈는데, 전날 범행장소를 언급하는 암시글을 올려 일종의 살인예고글 유행의 시작점이 됐다.
검거율이 60%대에 불과한 데는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가 일부 있어 수사 협조에 어려움이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개인정보 등 구체적인 정보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수사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 보니 지난달 18일 익명성을 보장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30명을 찌르고 죽는다’는 글을 올려 살인을 예고한 작성자를 쫓는 데 경찰은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개인정보 인증 절차가 없다. 또 사이트 측은 “모든 작성자에 대해 저장하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홍보해와,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실적으로 작성자 신원을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경찰은 모방 범죄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여전히 야탑역 살인예고 작성자를 쫓고 있지만 시간이 지체될 수록 치안력 낭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최초 작성일로부터 19일이 지난 현재까지 야탑역 인근에는 순찰대 3개팀과 기동대 1개팀, 지역경찰 등 다수 인력이 집중배치돼 있다.
경찰은 작성자를 검거하면 그동안 투입된 경력 비용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예고글 작성 혐의 공소시효까지는 5년가량이 남았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예고글을 작성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상권을 청구한 사례가 다수 있다”며 “야탑역 살인예고 작성자를 포함해 다른 살인예고 작성자들도 최선을 다해 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