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정부 총력 대응 체제로] 18일 만에… 정부 독점했던 확진 권한 지자체에도 부여

[메르스 공포-정부 총력 대응 체제로] 18일 만에… 정부 독점했던 확진 권한 지자체에도 부여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5-06-08 00:16
수정 2015-06-0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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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공조체제 구축

정부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방지를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중앙정부-지자체 간 실무협의체’를 즉각 구성하고 메르스 관련 정보를 모두 공유하며 실무 대책 전반을 함께 협의해 업무를 분담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또 메르스 의심 환자의 유전자를 검사해 확진 판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각 지자체의 보건환경연구원에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 긴급대책회의
서울교육청 긴급대책회의 황우여(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메르스 대책본부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보건복지부와 서울·경기·충남·대전 등 4개 지자체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메르스 확산 방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자체가 메르스 확진 판정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감염자에 대한 모든 정보가 개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에는 메르스 감염 여부를 최종 판정하는 권한을 정부만 갖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유전자 검사가 줄줄이 밀리고, 지자체가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별도로 확인한 확진일과 정부 발표 확진일이 각각 달라 오해가 빚어지기도 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간 정부만의 힘으로 메르스 밀접 접촉자를 추적해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문 장관은 “그동안 의료기관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환자의 병원 기피, 의료계의 진료 기피, 병원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혼란, 지역경제 침체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바뀌어 밀접 접촉자 추적 관리만으로는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추적 관리에서 누락된 환자를 찾아내 제2, 제3의 감염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지역 보건소에 연락해 상담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38)가 시민 1500여명과 접촉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복지부와 각을 세웠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메르스 방역에서 가장 최고의 처방약은 바로 ‘투명성’이며, 초기 정부 대응의 실패는 바로 비밀주의에 있었다”면서 이날도 날 선 발언을 이어 갔다.

박 시장은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내 감염이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4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병원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책 마련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 대한 강력한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복지부는 조만간 각 지자체 17개 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유전자 검사 시약을 제공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6-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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