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 표준점수 인문 4점·자연 11점 상승… 탐구 과목별 유불리 줄 듯

[2017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 표준점수 인문 4점·자연 11점 상승… 탐구 과목별 유불리 줄 듯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6-12-07 22:36
수정 2016-12-0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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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별력 큰 ‘용암 수능’… 결과 분석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앞으로 쉽게 출제하겠다”고 했던 교육부의 다짐과 달리 지난달 실시된 수능시험은 예년보다 크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운 ‘용암수능’이었다는 평가가 현실이었다. 앞으로의 수능 역시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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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점수는요
제 점수는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나온 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7일 발표한 2017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에 따르면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130점, 수학 가형 124점, 수학 나형 131점, 영어 133점이었다. 대부분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1등급 커트라인이 비슷했지만, 수학 나형은 지난해(136점)보다 5점 낮아졌다.

그러나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지난해 대비 수학 가형과 영어 영역에서 3점, 국어 영역은 3(B형 대비)~5점(A형 대비) 상승했다. 인문계열 국·영·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411점에서 415점으로 4점이 올랐고, 자연계열은 지난해 397점에서 408점으로 무려 11점이나 뛰었다.

국어, 수학, 영어 만점자 비율에서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 나타났다. 국어는 2016학년도의 경우 만점자가 국어 A형 0.8%, 국어 B형 0.3%였지만 A·B형이 통합된 올해에는 0.23%로 하락했다. 수학 가형은 1.66%에서 0.07%로 대폭 하락했고, 수학 나형은 0.31%에서 0.15%로 떨어졌다. 다만 영어는 0.48%에서 0.72%로 만점자가 증가했다. 표준점수가 높아지고 만점자 비율이 낮아지면서 상위권에서의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하면 같은 1등급이어도 점수대별 쏠림현상이 줄어든다. 최악의 ‘물수능’으로 기록된 2015학년도처럼 한두 문제 실수로 등급이 갈리는 일도 줄어든다. 중상위권인 2등급 커트라인에서도 고른 분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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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와 달리 지난해 수능에 이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올해 6·9월 모의평가도 어렵게 출제되면서, 그동안 교육부가 내세웠던 ‘쉬운 수능’은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상 평가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올 수능에 대해 “국어 영역은 모의평가의 난이도와 비교할 때 표준점수 최고점이 6월과 9월 모평 때와 1~2점 차이에 불과하고, 수학과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준으로 할 때 2~3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난이도의 일관성이 잘 유지됐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필수과목이 되면서 9등급제를 적용한 한국사 영역은 1등급을 받은 학생이 21.77%(12만 227명)였다.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이 만점으로 인정하는 ‘3등급 이내’ 학생은 전체의 57.5%로 절반을 넘었다.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사회탐구가 최고 3점, 과학탐구가 5점이었다. 지난해 사회탐구 영역 가운데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가 69점, 최저점은 세계지리가 63점으로 6점 차이였지만, 올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법과정치, 경제에서 68점, 최저점은 한국지리, 세계지리, 생활과윤리가 65점이었다. 과학탐구 영역에서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생명과학Ⅰ이 76점이었고 최저점은 물리Ⅱ가 63점으로 무려 13점이나 차이가 발생해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물리Ⅰ 72점, 최저점 물리Ⅱ 67점으로 5점 차이로 줄었다. 과목별 난이도 폭을 많이 좁혀 어느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과목별 유불리 현상도 많이 줄었다.

다만 제2외국어와 한문 영역 9개 과목 가운데에는 아랍어 응시자가 5만 2626명으로 응시자 중 무려 71.1%를 차지했다.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은 응시 비율이 1% 수준에 불과했다. ‘아랍어 로또’가 확인된 셈으로, 수능 제2외국어 시험이 사실상 ‘파행’ 수준에 이르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12-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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