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수 급여 평균 1억 600만원…주요 사립대보다 수천만원 적어 최근 5년 ‘脫서울대’ 교수 65명
수당 인상 등 정부 동의 필요 없어강의 더 맡으면 100만원 지급
해외 봉사 땐 병원비 지원 추진
22일 서울대 관계자는 “교내 기획처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구성된 TF에서 성과급 정상화 및 복지 바우처 지급안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향후 법인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법인화 후에도 여전히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라 호봉제를 적용받고 있어 정부와 독립적으로 급여를 올릴 수 없다. 급여 기준을 바꾸려면 기획재정부 및 교육부 차관이 이사로 참여하는 이사회의 심의가 필요한데, 사회적 논란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학내 의견이다. 다만 수당 인상과 바우처 지급은 법인 이사회의 결정으로 가능하다.
보고서에는 서울대의 교육 수당이 사립대에 비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교수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수당을 사립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교과목 강의의 질에 따라 수당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 과제에 참석했던 한 교수는 “연세대는 기본 수업 외에 한 과목만 더 맡아도 학기당 약 100만원을 더 주고 영어 강의를 해도 100만원에 가까운 수당을 지급하는데, 서울대는 1과목은 아예 수당이 없고 2과목을 더 해야 10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외 해외 봉사에 적극적인 교수에게 병원비를 지원하는 복지 바우처를 지급하자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런 자구책 논의는 서울대의 열악한 근무 여건 때문에 인재들이 떠난다는 문제점에서 시작됐다. 서울대 정교수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 600만원이었다. 연세대(1억 6300만원), 성균관대(1억 3500만원), 경희대(1억 2800만원), 한양대(1억 2800만원) 등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최근 외국인 전임 교수들의 이탈이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던 한국 입양아 출신 엘리 박 소런슨(37) 교수가 홍콩 중문대로 옮긴 것을 두고 열악한 봉급과 연구 환경 등에 실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대학으로 이직한 서울대 건축학과 피터 페레토(44) 교수 역시 서울대 급여의 3배를 보장받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5년(2011~2015년)간 서울대를 떠난 교수는 65명으로, 직전 5년(2006~2010년)의 46명보다 19명(41.3%)이 늘었다.
반면 서울대 교수들의 임금이 적지 않다는 반박도 있다. 지난해 전국 대학의 정교수 연봉 평균은 9481만원이었고, 국공립대 평균 연봉은 9107만원이었다. 연간 10명 남짓의 교수가 떠나는 것도 2100명에 달하는 서울대의 정교수 숫자를 감안하면 0.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의 한 교수는 “바우처가 현금도 아니고 혜택도 크지 않을 텐데 교수 월급을 올려 주는 방안보다 근무 여건 개선 차원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8-23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