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13>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13>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5-11-26 23:06
수정 2015-11-2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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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에서 제3외국어까지… 多하는 동북아 리더 키운다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4학년 이혜지(23)씨는 2년 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 이씨를 비롯한 이 학부생 7명은 매주 월요일, 수요일엔 러시아 경제, 역사, 비즈니스 등을 러시아 교수로부터 배웠다.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모스크바국립대 어학원에서 어학 공부에 매진했다. 이씨는 “1년 동안의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니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가 다녀온 1년간의 러시아 유학 학비는 학교에서 모두 냈다. 지난 4년간 등록금과 기숙사비도 모두 무료였다. 1년간의 해외 유학 학비와 4년 전액 등록금, 재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 이 세 가지는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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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학생들이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에서 유학 중 현지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대 제공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학생들이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에서 유학 중 현지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대 제공
이 학부 성원용 학부장은 “이렇게 혜택을 많이 주는 학부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인천대에 대해 “학교의 간판을 따지지 않는다면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는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최고로 길러 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부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동북아 시대에 대한 담론이 나오던 1998년 인천시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겼다. 당시는 세계 제2, 제3의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고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통상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나오던 때였다.

이 학교의 여타 학과에 비해 최고의 지원을 자랑하는 만큼 학생 대부분이 최상위권 수준이다. 앞서 이씨는 물론 경기도의 일반고 졸업생 유상범(21)씨도 전교 1등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이곳에 왔다. 그는 지난해 서울 주요 대학 2곳에도 동시에 합격했지만 이 학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보고 이곳을 택했다.

유씨는 “어머니가 아프셔서 집안 형편이 좋지 못했고 유학은 꿈도 못 꿀 처지였다”면서 “4년 전액 등록금을 비롯한 혜택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이름만 보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갔으면 학비와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겠지만, 이곳에서는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이 학부 학생들은 대부분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를 해외 대학에서 보낸다. 그는 “해외에 1년간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학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래 일본의 금융회사에 취업하고 싶어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21)씨는 서울의 한 여대에서 1년을 공부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치르고 이 학교에 왔다. 내년 러시아 지역의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유씨와 마찬가지로 올 한 해 러시아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씨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이곳에 가겠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다 왜 인천대를 가느냐’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그 친구들이 만나면 부러워한다”며 “서울의 유명 대학을 그만둔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만큼 학습량도 다른 학과보다 월등히 많다. 학부를 졸업하려면 제2외국어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맞아야 한다. 중국통상 전공은 HSSK 4급, 러시아통상 전공은 토르플(TORFL) 1급, 일본통상 전공은 JPT 3급, 미국통상 전공은 토익 900과 토플 80 이상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

한 학년 정원은 45명으로, 이 중 중국통상 전공이 18명, 나머지 미국, 러시아, 일본통상 전공은 9명 정도로 배정된다. 각 전공에서 1년간 외국 유학은 졸업 필수 조건이다. 외국 유학의 학비는 학교가 내고, 학생은 해당 외국 학교의 기숙사 비용과 생활비, 왕복 항공료 등만 낸다. 대부분 2학년 2학기에 유학을 가는데, 그러기 위해선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어학 공부를 해야 한다. 입학생 대부분이 외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1학년은 어학 실력을 키우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2학점짜리 러시아어는 1주일에 2시간으로 돼 있지만, 여기에 별도로 2시간짜리 보강 수업이 따라붙는다. 학점은 다른 학과 학생들과 동일하게 받지만 수업의 양이 다른 학과의 거의 두 배 가까이에 이른다. 1학년에 들어와 대학의 낭만을 느낄 새도 없다. 남들보다 2배 이상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학부 1학년 남영주(23)씨는 공부를 위해 아예 군 복무를 일찌감치 마치기도 했다. 그는 “1학년 2학기부터 어학 공부에 집중하려는데 군 복무가 방해가 될 것 같아 1학년 1학기 끝난 뒤 군대를 미리 다녀왔다”며 “중국 대학에서 1년간 공부해 중국의 문화를 익히고 졸업 전후로 중국 현지 기업의 인턴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 학부장은 언뜻 과도해 보이는 학습량에 대해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통상 전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동북아가 경제 단일권으로 바뀌고 있지만, 우리나라 대학 대부분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언어는 물론 통상까지 다 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려면 좀 더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신입생부터 졸업 요건이 강화된다. 제2외국어 점수뿐 아니라 제3외국어 시험 점수가 추가된다. 현재의 재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제3외국어 지역에 대한 추가 해외 연수 기회도 함께 붙는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4+1 학·석사 통합과정’도 운영한다. 7개 학기를 학부 전공과정으로 수료한 뒤 나머지 3개 학기 석사과정을 합쳐 5년 동안 10개 학기를 이수하면 학사에 이어 석사까지 받는다. 10개 학기 등록금 역시 전액 무료다.

성 학부장은 “동북아가 빠른 속도로 바뀌기 때문에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며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이 공부시켜 최고의 인재를 길러 내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11-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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