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3300여개校 고1 내신성적 분석
지난해 고교 1학년 학생 10명 중 6명이 수학 과목에서 ‘낙제’에 해당하는 D등급 또는 E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체 학생들의 수학 평균 점수는 국어, 영어에 비해 6~15점이나 뒤처진 55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와 관련한 설문조사 등은 그동안 있었지만 실제 점수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지난해 고1 학생들의 수학 I(1학기 과정) 과목 등급별 비율은 A등급 11.6%, B등급 13.5%, C등급 15.4%, D등급 15.5%, E등급 44.0%의 분포를 보였다. A와 B등급은 전체의 25.1%에 불과한 반면 D와 E등급은 전체의 59.5%에 달했다. 이는 D, E등급이 43.8%인 국어Ⅰ에 비해 16% 포인트 가까이 높고, 51.3%인 영어Ⅰ에 비해서는 8% 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평균 점수도 55.4점으로 국어Ⅰ에 비해 11.3점, 영어Ⅰ에 비해 6.3점이 각각 낮았다.
수학Ⅱ(2학기 과정)도 사정은 비슷해서 A등급 12.6%, B등급 15.5%, C등급 18.1%, D등급 17.5%, E등급 36.3%였다. 수학Ⅱ 과목의 D, E등급 비율은 수학 I보다는 다소 낮은 53.8%였다. 이런 D, E 등급의 비율은 국어Ⅱ에 비해서는 10.7% 포인트, 영어Ⅱ에 비해 20.3% 포인트 높은 것이다. 평균 점수도 1학기와 같은 55.4점에 그쳤다. 1학기 비해 무려 8.8점이 올라간 영어와 달리 수학은 2학기에도 1학기에 비해 성적 향상이 없었다.
박 의원은 “수포자라고 할 수 있는 수학 D, E등급의 학생이 많다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 고교 입학 때부터 수학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고교 수학 학습부담을 줄여 수포자가 더는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9-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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