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공항 난방요청에 한국공항공사 “난방비는 누가 내나”

[단독] 제주공항 난방요청에 한국공항공사 “난방비는 누가 내나”

입력 2016-01-25 16:28
수정 2016-01-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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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기관이기주의로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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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시간 만에 열린 제주 하늘… 밤샘 승객 수송작전
42시간 만에 열린 제주 하늘… 밤샘 승객 수송작전 제주공항이 지난 23일 오후 폐쇄된 이후 42시간 만인 25일 정오부터 운항이 재개된 가운데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가 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6일 새벽까지 ‘밤샘운항’을 하면서 제주에 발이 묶여 있던 승객을 육지로 이송했다.

제주 연합뉴스
노숙 체류객 위한 간식류 지원도 “식당 문닫는 10시이후에 해라”

제주도: “체류객이 노숙하는 공항터미널에 밤샘 난방을 좀 해달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이하 공항공사): “난방비는 누가 부담할 것인가?”

제주도: “우리가 부담하겠다. 밤샘 난방해달라”

공항공사: “상부 결제 나야 한다. 노숙 중인 체류객을 한라 체육관 등지로 옮기는 게 낫겠다.”

제주도: “공항 노숙 체류객을 위해 빵 등 간식류를 지원하겠다.”

공항공사: “공항 내 매점과 식당이 모두 문을 닫는 10시 이후에 해라.”

제주도: “노숙 체류객 잠자리 불편 해소 위해 깔판용 스티로폼 등 지원하겠다.”

공항공사: “아이들이 스티로품 갖고 놀다가 안전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나? 나중에 청소는?

폭설과 강풍 등으로 제주공항이 폐쇄된 지난 23일 오후 5시쯤 제주도와 공항공사 간의 대책 실무회의 내용의 일부다. 갑작스런 공항 폐쇄 조치로 오갈 데 없는 노인 등 제주관광객들 수천 명의 체류객들이 공항 터미널에서 노숙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항 이용자를 돌봐야 했던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오히려 난방비를 누가 부담할지와 공항 매점이나 식당의 매출을 걱정하면서 면피성 발언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날 공항 노숙 체류객을 위해 빵 1만개도 준비했지만, 공항 내 식당과 편의점이 모두 문을 닫은 오후 10시 이후에야 나눠줄 수 있었다. 이날 공항에는 수천 명의 탑승자가 탑승을 기다리는 탓에 공항 내 식당 편의점은 저녁 8~9시 무렵 빵과 김밥 등 일부 먹을거리는 동나 많은 공항 체류객들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체류객을 위한 깔판용 스티로폼도 24일 밤 12시가 지나서야 공항터미널 내에 반입, 지급할 수 있었다. 이틀 동안 공항에서 노숙한 김찬수(55. 대구시)는 “70대와 80대 노인들과 어린 아기들도 노숙해야 하는데 공항공사 측이 난방비 걱정을 먼저 했다는 게 기가 막힌다”며 “비상시라 할 수 있는데 공기업이 편의점 입주 업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한 처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모씨(66.서울시)도 “공항 체류 객들은 공짜 손님도 아니고 모두 편도 4000원씩 모두 공항 이용료 미리 낸 사람들”이라며 “국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 몰라라.’ 하는 공항공사의 기관 이기주의는 비난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가 요청대로 공항공사가 터미널내 노숙을 허용, 밤샘 난방을 협조해준것은 고마운 일”이라며도 “유사 상황 발생시 기관별 협조 대응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내 노숙은 보안 등의 문제로 전국의 어느 공항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난방비도 공항공사측이 전액 부담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은 현재 공석으로, 김석기 전 사장은 4·13 총선 출마를 위해 3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지난해 12월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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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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