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만명 추모대회
참사 골목엔 꽃·음료·과자 가득
일부 상점 ‘진상 규명’ 피켓 걸어
유족·시민들 대통령실 앞 행진
“국가 책임 인정·대통령 사과를”
“생존자로 남아 계속 기억할 것”
기억
추모의 의미로 보라색 재킷을 입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시민들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빼곡히 자리에 앉아 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이 대회에 참석했다.
홍윤기 기자
홍윤기 기자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조성된 추모 공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만난 윤희주(26)씨는 “지하철 대신 버스를 선택해 살아남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씨는 “지난 1년 동안 참사 관련 소식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오늘은 용기를 냈다”면서 한참을 추모 공간에 머물렀다.
이날 추모 공간엔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음료, 과자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벽에 붙은 빼곡한 추모 메시지 위에 또 다른 메시지를 덧붙이는 손길도 이어졌다. ‘미안합니다, 다만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적던 현모(42)씨는 “너무 어이없는 사고가 났는데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눈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추모사를 들으며 슬픔에 잠겨 있다.
홍윤기 기자
홍윤기 기자
오후 2시부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주관으로 4대 종교 기도회가 진행돼 희생자 159명의 넋을 위로했다. 기도회를 마친 유족과 시민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을 거쳐 분향소가 마련된 시청역 5번 출구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잠시 행진을 멈추고 “이태원 참사의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당정 관계자들과 함께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를 드리고 있다.
뉴스1
뉴스1
일본에서도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일본인 희생자 2명 중 1명인 도미카와 메이(사고 당시 26세)의 1주기 추모식이 전날 본가가 있는 홋카이도 네무로시의 한 절에서 열렸다. 메이의 아버지인 아유무(61)는 “희생된 생명이 헛되지 않도록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삿포로시 전문학교 진학 후 도쿄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했던 메이는 지난해 6월 한국에 온 뒤 한국어 공부를 하며 지냈다.
2023-10-30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