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朴, 4년간 지속적 성추행… 수사 상황 사전 유출됐다”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7-14 02:50
수정 2020-07-14 03: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고소인 측 “시장 집무실·침실서 범행”
“음란 문자·사진도 전송… 사과했어야
서울시, 도움 요청 번번이 묵살” 주장

이미지 확대
“박원순 시장이 비밀대화방에 초대”
“박원순 시장이 비밀대화방에 초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 쪽지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장님 님이 나를 비밀 대화에 초대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4년 동안 박 전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지난 8일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 업무상 위력추행) 위반 및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박 전 시장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현재도 재직 중인 공무원이다. 자의와 관계없이 서울시장 비서로 발탁된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4년간 성폭력 피해를 당했고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성적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범행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이었다”며 “박 전 시장이 셀카를 찍자며 신체를 밀착했고 A씨 무릎의 멍을 보며 ‘호’ 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시장이 집무실 내 침실로 A씨를 불러 안아 달라며 접촉하고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박 전 시장은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 온 사회적 리더였지만 직장 내 노동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희롱,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면서 “어떤 형태로라도 피해자에게 사과와 책임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서에서 고소인을 언급하는 대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모호한 말을 남겨 고소인에게 부당한 2차 가해가 쏟아지게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호소하면서 비서관에게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등 도움을 청했지만 서울시는 고소인의 ‘구조 신호’를 번번이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고소와 동시에 박 전 시장에게 수사 상황이 유출된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누가 국가를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소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A씨의 고소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박 전 시장이 청와대로부터 피소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추정했지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A씨 측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내 “기자회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나름대로 최대한 예우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7-14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