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의 최순실 지원’에 제3자 아닌 뇌물죄 검토

특검, ‘삼성의 최순실 지원’에 제3자 아닌 뇌물죄 검토

입력 2017-01-10 09:30
수정 2017-01-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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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받은 혜택은 朴대통령이 직접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판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 씨가 삼성전자로부터 송금받은 돈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보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특검팀은 최 씨가 금품을 받은 행위가 박 대통령이 직접 받은 것과 사실상 마찬가지이며 이는 공직자인 박 대통령이 민간인 최 씨와 공모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적·실질적 이해관계를 같이한다고 평가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뇌물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외관상 최씨가 금전적 지원을 받았지만, 실질은 박 대통령이 받은 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 것이다.

판례는 공무원 아닌 사람이 금품을 받았더라도 ▲ 사회 통념상 그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인 경우 ▲ 뇌물을 받은 사람과 공무원이 경제적·실질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애초 특검은 최 씨를 공무원인 박 대통령과 구분되는 민간인 수혜자(제3자)로 간주해 제3자 뇌물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법리 검토 결과 최 씨와 가까운 다른 인물들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이익을 취한 것에만 이 혐의를 입힐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승마선수인 최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고자 최씨가 세운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와 약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작년 8월 맺은 것에 뇌물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줬고 삼성은 그 대가로 최 씨 측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한다.

송금된 돈은 35억 원이지만 뇌물은 실제로 주지 않고 약속만 해도 처벌하므로 220억원 전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관련된 자금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뇌물죄의 경우 제3자 뇌물죄와 달리 금품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수수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성립한다.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가능하다.

특검은 최 씨의 재산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최 씨가 박 대통령을 대신해 돈을 받았거나 양자가 사실상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한다는 점을 규명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최 씨의 지인이 박 대통령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사건에 관해서는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공모해 제3자(최 씨의 지인)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면 정유라 친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박 대통령 및 최 씨 등의 도움을 받아 현대자동차 등에 거액의 물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된 것이 제3자 뇌물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검은 금품이 향한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 박 대통령과 최 씨를 뇌물 또는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수사할 전망이다.

특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씨가 “제3자 뇌물의 공범 또는 뇌물 수수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박 대통령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 씨 일가를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 대통령 측은 삼성합병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 특검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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