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신 훼손’ 사건의 피의자 아버지 최모(34)씨. 서울신문DB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해 냉동보관해 온 아버지가 변호인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 B(34)씨는 지난 17일 폭행치사, 사체 손괴·유괴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변호인을 면담하고 뉘우치는 의미가 담긴 말들을 했다.
B씨의 국선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면담 과정에서 “나는 사형을 받더라도 충분하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B씨가 수사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면담할 때 언행에는 뉘우치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전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에게도 아들을 죽이지는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B씨가 아들이 숨진 것에 대해 ‘당시 넘어져서 뇌진탕을 입었다’고 얘기했다”면서 “현재까지 B씨에게 적용된 폭행치사나 사체 훼손 등 주요 범죄사실은 (아내와 공동으로 저지른 것이 아닌) B씨 단독 범행으로 돼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앞서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내에 대해 선처를 요청하기도 했다.
B씨는 지난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다가 아들이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해 왔다. 다친 상태로 방치한 아들이 한 달 뒤 숨지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
A군의 어머니 C(34)씨는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이미 숨져 있었다”면서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범죄심리분석 등 면담 조사를 벌인 결과 A군의 부모는 낮은 죄책감 등 공감능력이 결여돼 있으며,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등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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