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소화기 건강 심각
장마철 습한 공기로 인해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11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 등에 따르면 실종 상태인 단원고 남모군의 아버지가 최근 급성 폐렴 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남군의 아버지는 참사 직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아들의 생환을 기다리며 80일 넘게 머무르고 있다.
오랜 기간 밀폐되고 공기가 좋지 않은 체육관에서 머무르면서 호흡기 계통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도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생활하면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장마철 실내 공기가 습해지면서 최근 공기질이 더욱 악화됐다.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응급 처치를 받거나 두통약과 위장약을 처방받으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지난달 28일과 29일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무르고 있는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 호흡기 계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편도선 상태도 심각했고 특히 불규칙적인 식사와 스트레스로 대부분 위장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의료진이 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대기하며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고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체육관과 팽목항이 장마와 태풍에 취약하고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가족들을 팽목항 인근 전남대학교 자연학습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내체육관의 한 자원봉사자는 “장마철에 공기가 습해지고 장기간 극심한 스트레스로 가족들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이다”며 “더 쾌적한 곳으로 이주를 권했지만 가족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데 편하게 있을 수 없다며 가족들이 어려움을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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