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토부 폭설하중기준, 현재 기상상황에 안맞아
115명의 사상자를 낸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건물이 붕괴된 원인은 뭘까.현재 진행 중인 현장감식과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고 이후 폭설과 부실공사 등 갖가지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정한 건축물의 적설하중기준이 잘못됐고, 리조트측이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붕괴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00년 6월 건축물 하중기준을 고시했다. 1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기상상황이 변했으나 이를 변경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의 기상상황에 맞도록 적설하중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난 리조트 체육관 건물은 2009년 6월 경주시로부터 체육관 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9월 사용 승인을 받아 운영해 왔다.
건축면적 1천205㎡에 높이 10m의 지상 1층 철골구조로 지어졌다. 포항에 있는 송원종합건설이 시공했고, 설계와 감리는 경주 반석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
설계와 감리가 분리되기 전이어서 건축사사무소가 설계와 감리를 함께 맡은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허가과정부터 완공까지 건축사에게 일임돼 있고 시는 접수된 서류에 이상이 없으면 최종 허가를 내주게 돼 있다”며 “건축구조설계 기준에 적합해 절차에 의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최첨단 컴퓨터프로그램으로 설계·제작하는 철골구조물 설계공법인 PEB공법으로 지어졌다.
이 공법은 건물 내부에 기둥이 없어 공간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공장, 체육관, 격납고 등에 활용된다. 원가절감으로 경제성이 높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공법상 철골 등 자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정확한 하중 등이 계산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미국이 특허를 갖고 있으나 정작 미국에서도 주로 남부지역에서 이 공법이 쓰이고 눈이 많이 오는 북부지역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폭설에 취약한 것이다.
체육관은 ∩자 모양의 변형 철구조물 7개로 시공됐다. 변형 철구조물은 빔 형태로 하중을 많이 받는 윗부분은 두껍게, 하중을 덜 받는 아랫부분은 상대적으로 얇게 설계돼 있다.
영천에 있는 제작업체에서 가져와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사비와 공사기간도 크게 줄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설계도면대로 건축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공사 과정에서 불량자재 사용 등 부실조립을 했을 수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시 측은 여전히 최근 내린 폭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건축구조설계기준에는 최근 100년간 적설량을 기준으로 국내 대부분의 지역의 ㎡당 적설하중 50㎏에 견딜 수 있다.
눈이 많이 오는 인천은 80㎏, 속초 200㎏, 강릉 300㎏, 울릉도와 대관령 700㎏이다.
경주지역은 이번 폭설로 1주일간 50∼80㎝의 눈이 쌓였고 더욱이 습설로 인해 2.5∼3배인 ㎡당 150㎏ 가량의 적설하중이 발생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예상보다 많은 폭설로 체육관 지붕이 붕괴했다는 견해다.
일부에서는 체육관 지붕에 쌓인 100t 이상의 눈이 내리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관내에 있던 500여명이 내는 소리와 진동이 붕괴를 가속화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폭설로 인한 붕괴라고 해도 제때 제설작업을 하지 않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인재라는 점도 분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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