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율 7.7% 미미…파업참가율은 32%→38%로
철도파업이 8일째 이어가고 있지만 노조원의 업무 복귀율이 종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장기 파업을 이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파업에 참여하다가 사측의 복귀명령으로 업무에 복귀한 노조원은 지난 14일까지 664명(7.7%)에 달한 뒤 지금까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의 철도파업 개시 2∼3일 이후 10%대로 나타나는 업무복귀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에 반해 사측이 밝힌 파업 참가율은 지난 9일 파업 돌입 이후 10일 32%(필수지정인원 제외 47.2%)에서 12일 37%로 소폭 상승한 뒤 13일부터는 38%대에서 머무르다 8일째인 16일은 3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차운행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관사들의 파업참가율은 지난 11일 41.3%에서 점차 올라 이날 현재 56%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열차 승무원들의 파업참가율(87%)에 이어 분야별로는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파업 첫날 사측이 노조 집행부 194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데 이어 파업 참가자 4천356명을 직위해제했으나 노조원들은 거의 동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직위 해제된 파업참가자는 모두 7천929명이다.
반복된 파업을 겪으면서 노조원들은 직위해제가 징계처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코레일의 과거 파업 사례로 보면 직위해제 처분은 단순히 대기발령 수준이며 단순 가담자에 대해서는 추후 대부분이 ‘경고’ 처분을 받고 복직시켜왔다는 것이다.
철도 업무 특성상 분야별로 근무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으면 파업 이후 부서에서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경우도 복귀율이 저조한 또 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최근 “아직도 복귀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또 다른 조처를 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강경대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복귀율이 저조한 가장 주된 이유로 ‘민영화’로 인한 노조원의 신분 불안에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종전의 파업은 임금이나 해고자 복직 등에 국한된 사내 문제로 하루 이틀이면 끝났지만, 이번 파업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단순하게 자회사 법인을 만들어 경쟁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수서 발 KTX 법인이 민영화가 되면 4천억원의 매출액이 떨어져 나가고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노조원들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조원은 “이번 파업은 ‘자회사→민영화→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신분 불안에 대한 노조원들의 적극적인 반발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때문에 파업이 생각보다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코레일이 발표한 파업참가자 규모 등은 터무니없고 의미가 없어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파업으로 직위해제자 수만 봐도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의 규모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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