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년만에 공안협의회 “무관용 원칙”…대거 사법처리 예고
검찰이 16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1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8일째를 맞은 철도 파업이 국면 전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검찰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힘에 따라 대규모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오는 17일까지 파업이 계속되면 추가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정부와 코레일의 책임 있는 답변이 있어야만 파업을 풀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사태가 극한 대결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제1노조인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오는 18일 철도노조와 공동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3호선 운행횟수가 16일부터 15% 감축된다. 서울지하철노조는 18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제2노조인 서울메트로지하철노동조합은 파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3호선 고속터미널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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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된 파업 참가자만 190명에 달해 파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법처리 대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파업 주도자 뿐 아니라 참가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파업을 풀고 복귀하면 양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회유책도 들고 나왔다.
그동안 노사간 분쟁은 당사자 간 자율적 해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따라 수사권 행사를 자제해온 검찰이 강공 드라이브로 노선을 바꾼 것은 16일이 철도파업 8일째 접어드는 날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은 2009년 11월 8일간으로 이날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최장기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검찰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공안대책협의회까지 열면서 사법처리 방안을 논의한 것도 그만큼 이번 사건을 다른 공안사건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안대책협의회는 공안사건 수사나 사회질서 확립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유관기관의 협조가 필요할 때 열린다.
실제로 공안대책협의회는 지난 2008년 촛불집회 그리고 2009년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열린 바 있다. 이번 회의는 2011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반대 시위 때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업무방해죄 성립되나…검찰-노조 견해차 = 검찰은 이번 철도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고 사법처리에 들어갔지만 노조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검찰과 노조가 시각차를 보이는 부분은 이번 파업이 사측에서 대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느냐는 부분이다.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전후 사정과 경위에 비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막대한 손해가 초래됐을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
노조는 “파업 돌입 인원을 지명해 최소 5일 전에 코레일에 통보했고 파업 시점도 이미 공표한 바 있다”며 전격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은 코레일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정부 정책적인 부분인데 이를 이유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사측에서 대비할 가능성이 없어 전격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시점을 예고했더라도 사측이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전격적인 파업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노조는 “올 초부터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무리하게 파업을 와해시키고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한 체포영장 청구를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체포영장이 발부돼 강제 구인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의연히 대처할 것”이라며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결정 철회 등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중단한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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