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피해 가구 복구 시작
헬기 충돌 사고가 난 다음 날인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는 어느 정도 일상을 되찾았지만 아직은 불안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헬기 잔해는 모두 치워졌지만 헬기가 충돌해 외벽과 유리창이 부서진 102동 21∼27층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지상에는 낙하물에 의한 사고를 우려해 설정한 출입금지 구역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충돌 위치에 설치된 가림막이 거센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철근과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 30대 남성 아이파크 주민은 “어제는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느라 사고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며 “집에 들어가도 2차 사고 등의 우려 때문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여러모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맞은편 101동에서 사고를 지켜봤다는 정모(76·여)씨는 “그런 큰 사고가 있은 직후니까 아직 어수선한 건 사실”이라며 “어제 사고가 났을 때는 나가보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계속 만원이어서 타지 못할 정도로 주민들 모두 경황이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안정을 되찾은 주민들도 하루 전 발생한 사고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골프백을 들고 길을 나서던 김모(57)씨는 “계속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어제 사고 직전에 출근했는데 매우 맑았던 지상과 달리 높은 쪽은 마치 한지를 발라놓은 것처럼 안개가 짙었던 기억이 난다”며고 말했다.
맞은편 101동 18층에 사는 심모(29·여)씨는 “지금은 일상과 다를 바 없지만 어제는 소리도 너무 컸고 진동도 느껴질 정도라 무서웠다”고 말했다.
주민 조모(56·여)씨는 “이제는 이웃들도 차분하게 담담하게 지내고 있다”며 “사고가 났을 때는 ‘전쟁이 났나’ 싶을 정도였다”며 당시의 놀란 심경을 전했다.
이날 오전 일부 피해가구를 시작으로 파손된 유리창과 문틀 복구 공사가 시작돼 문틀을 실은 트럭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는 지나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전날의 처참한 사고 현장 모습을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