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환송 나선 삼성동 주민들 “잘 다녀오세요”

朴대통령 환송 나선 삼성동 주민들 “잘 다녀오세요”

입력 2013-02-25 00:00
수정 2013-02-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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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전부터 모여…”박수받으며 돌아오는 대통령 되길”역·버스터미널에선 취임식 중계 TV에 시민들 이목 집중

제18대 대통령 취임을 위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동 주민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았다.

동이 트기 전부터 박 대통령 자택 앞에 속속 모이기 시작한 수백 명의 주민은 오전 10시께 박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1천여 개의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크게 환호했다.

검은색 패딩 점퍼 차림으로 나선 박 대통령은 자택 앞에서 기다리는 주민 대표가 흰 진돗개 강아지 두 마리를 선물하자 직접 하나씩 품에 안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불편함이 많았을 텐데 따뜻한 이웃이 돼 줘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힘이 돼 더 큰 책임을 맡고 떠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다시 돌아올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주민 대표와 기념촬영을 마친 박 대통령은 자택 인근 길을 따라 100여m 넘게 이어진 환송 행렬을 돌며 일일이 손인사를 건넸다.

일부 주민은 마치 돌림노래를 부르듯 “잘 다녀오세요”라고 연달아 외쳤다.

박 대통령의 모습을 놓칠세라 어깨 위에 아이를 올려놓는가 하면 까치발도 모자라 제자리 뛰기를 하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자택 앞 ‘선릉로112길’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4개가 펄럭였다.

초록 앞치마 차림의 아주머니 행렬도 눈에 띄었다. 삼성동 주민으로 구성된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수백 명의 경호 인력과 취재진 사이를 누비며 따뜻한 생강차를 일일이 나눠주었다.

갓 돌을 지난 아들을 데리고 환송행사에 참석한 주부 김명화(43)씨는 “첫 여성대통령이라 더 기대된다”며 “지지 여부를 떠나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새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학생 서상욱(27)씨는 “5년 후 박수받으며 돌아올 수 있는 성공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자택 맞은편 빌라에 거주하는 김일순(61·여)씨는 “아침 8시 전부터 혹시나 집 밖으로 나오실까 해서 나와 있었다”며 “깨끗한 정치, 튼튼한 안보를 이룩해달라”고 당부했다.

주민의 환송을 뒤로하고 전용 차량에 올라탄 박 대통령은 경호 차량의 호위 속에 올림픽대로를 지나 호국선열들의 묘소가 있는 현충원을 방문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천안함 사건 희생자 유족 등 보훈 가족 3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현충원 참배를 마친 박 대통령은 카키색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 광장으로 향했다.

현충원 인근에는 장갑차 등 군용 차량 예닐곱 대와 구급차 2대가 대기하며 만약에 있을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한편 서울역과 고속터미널 대합실은 박 대통령의 자택 출발부터 취임식에 이르기까지 TV 생중계 모습을 지켜보려는 시민들로 빼곡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김용웅(61·부동산업)씨는 “취임식을 보려고 대구행 기차표도 일부러 12시 이후로 끊었다”며 “소신과 원칙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취임식을 시청한 김규수(72·농업)씨는 “농약과 비료 값은 비싼데 쌀값은 그대로라서 농사짓기가 힘들다”며 “새 대통령이 농촌 사람들도 잘살 수 있게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임표(53·자영업)씨는 “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화합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임기 동안 측근 비리나 문제가 없도록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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