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재현된 ‘녹조대란’과 날씨의 상관관계

18년 만에 재현된 ‘녹조대란’과 날씨의 상관관계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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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폭염 1994년에도 낙동강·영산강에 녹조 심각

밤잠을 설치게 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등 주요 하천에서 녹조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급기야 9일에는 서울시가 4년 만에 한강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에 조류주의보를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녹조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수온과 수량, 오염물질, 유속 등 크게 4가지가 꼽히는데 수온이 높고 수량이 적을 때 녹조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는 1994년과 올해의 사례를 통해 ‘녹조 대란’과 날씨의 상관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18년 전인 1994년 여름에도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녹조가 발생한 바 있는데 낙동강에는 그해 7월 중순 첫 녹조 현상이 관측된 뒤 한 달가량 이어졌다.

당시 기상자료를 살펴보면 1994년 여름 낙동강 인근 부산의 기온은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돌았다.

1994년 7월과 8월 부산의 평균기온은 각각 27.9도, 28.1도로 평년과 비교하면 섭씨 3도가량 높았던 것.

같은 해 강수량도 7월 134.9mm, 8월 34.5mm로 평년 강수량(7월 316.9mm, 8월 255.1mm)에 크게 못 미쳐 가뭄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다.

그해 여름 영산강 구간에서도 ‘녹색 물결’이 넘실댔다.

1994년 7월 전남 나주군 동당리~함평군 올호리 약 9km에 이르는 영산강 구간에 녹조가 발생했는데 당시 7월 나주 인근 광주지역의 평균기온은 29.3도로 평년(25.6도)보다 3.7도나 높았고 한 달 강수량도 78.8mm로 평년(308.9mm)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1994년 폭염에 가뭄이 더해져 낙동강 등 주요 하천이 녹조로 몸살을 앓았던 것.

올여름에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18년 전과 다를 바 없어 과도하게 높은 기온과 녹조 발생 사이에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부산과 광주의 7월 평균기온은 각각 25.5도, 26.4도로 평년(부산 24.1도, 광주 25.6도)보다 1도 남짓 높았고 8월 들어서는 기온이 급상승했다.

이달 8일까지 부산(29.3도)과 광주(30.1도)의 평균기온은 30도에 육박, 평년 기온을 4도가량 웃돌았다.

지독한 폭염이 찾아온 올해도 1994년처럼 낙동강과 영산강의 녹조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강수량 면에서는 18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가뭄에 허덕였던 1994년과 달리 지난달에는 평년을 웃도는 강수량이 기록됐는데 올 7월 부산과 광주의 강수량은 각각 502.0mm와 330.6mm로 평년보다 185.1mm, 21.7mm 많았다.

1994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많은 비가 내린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녹조현상의 원인을 폭염과 가뭄이 겹쳤던 1994년과는 달리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기상청 통계를 보면 지난달 강수량이 예년과 비교해 38% 더 많았다”며 “강수량이 많으면 하천에 유량이 당연히 늘어나기 때문에 이번 녹조 대란은 가뭄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녹조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만큼 최근의 가뭄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 지난달에는 비가 많이 내렸으나 7월 후반부 이후 비 소식이 끊겼다.

부산과 광주에는 지난달 20일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보름째 대지가 타들어가는 현실.

결국, 기약없이 계속되고 있는 폭염이 현재의 녹조 대란에 상당한 정도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가뭄 역시 녹조 발생에 주요 원인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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