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 대국민사과 3일 만에… 이원종 실장 26일 사표
우병우·안종범 수석 경질 확실… ‘문고리 3인방’ 거취 주목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지시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밤 10시 33분 밝혔다.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이 유출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사흘 만이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조만간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는 일단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전면 쇄신할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청와대 수석비서진은 최근 총사퇴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박 대통령에게 결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전면 쇄신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10%대로 떨어진 지지율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탄핵·하야까지 거론되는 성난 민심, 여당 지도부까지 가세한 전면 쇄신 요구, 국정 붕괴에 대한 국민적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통령이 현 상황을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사표를 지시함에 따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체가 경질될 가능성이 있다. 전체가 아니더라도 정치권의 집중적인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경질이 확실시된다. 이원종 비서실장도 비서진을 대표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실장은 지난 26일 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밝혔다.
문제는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거취다. 이들은 수석비서관급이 아니기 때문에 일괄사표 제출 대상은 아니다. 김 수석도 국회 예결위에서 “문고리 3인방도 사표를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했느냐”는 질의에 “그 점은 제가 답변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 비서관을 비롯한 이들 3인방은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측근으로 정치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제외할 경우 쇄신의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수석들의 일괄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결기로 수족과도 같은 3인방을 잘라낼 경우 박 대통령의 쇄신 의지는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이어 내각 전면 쇄신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지금 여론은 청와대는 물론 내각도 총사퇴 수준으로 일신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우병우·안종범 수석 경질 확실… ‘문고리 3인방’ 거취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하기 위해 인왕실로 입장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이는 일단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전면 쇄신할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청와대 수석비서진은 최근 총사퇴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박 대통령에게 결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전면 쇄신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10%대로 떨어진 지지율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탄핵·하야까지 거론되는 성난 민심, 여당 지도부까지 가세한 전면 쇄신 요구, 국정 붕괴에 대한 국민적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통령이 현 상황을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문제는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거취다. 이들은 수석비서관급이 아니기 때문에 일괄사표 제출 대상은 아니다. 김 수석도 국회 예결위에서 “문고리 3인방도 사표를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했느냐”는 질의에 “그 점은 제가 답변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 비서관을 비롯한 이들 3인방은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측근으로 정치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제외할 경우 쇄신의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수석들의 일괄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결기로 수족과도 같은 3인방을 잘라낼 경우 박 대통령의 쇄신 의지는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이어 내각 전면 쇄신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지금 여론은 청와대는 물론 내각도 총사퇴 수준으로 일신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2016-10-29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