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보수로 대한민국 못 바꿔”… 황영철 의원 탈당계 제출 보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또다시 고독한 상황을 맞이했다. 비유승민계 의원들이 2일 집단 탈당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히자 유 후보는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끝까지 가겠다”고 더욱 의지를 다졌고, 응원의 힘도 더해지고 있다.이날 13명의 의원은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한국당으로 복귀 의사를 밝혔다. 정운천 의원을 비롯해 추가 탈당을 검토하는 의원들도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의원들이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에 비판이 쏟아졌다. 황영철 의원은“지금까지 결정하고 행동했던 것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금은 보수 결집과 승리를 위해 과거에 대한 모든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새롭게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계 제출을 보류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의 사실상 분당 사태에도 유 후보는 완주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유 후보는 탈당파 의원들을 향해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을 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분들의 심정도 이해한다”면서 “제가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바른정당에 남기로 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제가 노력할 부분이 있으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의 소신에 바른정당에는 오히려 응원이 이어졌다. 이날 하루 동안 바른정당 당원 가입 신청 건수는 온라인 300여명, 오프라인 200여명 등 총 500여명에 이른다. 이는 평소의 7~8배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유 후보의 후원금도 평소 40~50건이었지만 이날은 500건이 넘게 모금됐다. 유 후보의 페이스북과 팬카페도 300명 이상 회원이 늘어 지지를 표시했다.
유 후보는 “저는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 가짜 보수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고 오히려 보수 정치가 소멸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지금 대선도 그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어렵지만 그 길을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7-05-03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