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우연, 운명이 되다

세 번의 우연, 운명이 되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7-04-27 20:46
수정 2017-04-28 02: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유승민 후보와의 인연

둘의 은사님 집에서 처음…TV프로 원고 조언받다 한 번…서울대 미팅 갔다 또 한 번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부인 오선혜씨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뒤 유 후보의 본가에서 다시 전통혼례를 치르는 모습. 오선혜씨 제공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부인 오선혜씨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뒤 유 후보의 본가에서 다시 전통혼례를 치르는 모습.
오선혜씨 제공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오선혜씨는 지금을 있게 해 준 41년 전의 ‘만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세 번의 우연이 반복되면서 이어진 만남이 두 사람의 운명을 만들었다고 오씨는 말했다.

●강형 前 교수가 두사람의 연결고리
1981년 10월 유 후보와 오씨가 신혼여행으로 경주 불국사를 찾아 다정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오선혜씨 제공
1981년 10월 유 후보와 오씨가 신혼여행으로 경주 불국사를 찾아 다정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오선혜씨 제공
유 후보와 오씨의 연결고리는 바로 은사인 강형 전 대구한의대 교수다. 1969~1975년 경북고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강 전 교수는 1975년 유 후보의 담임이었다. 다음해엔 강 전 교수가 경북여고로 전근을 갔고, 경북여고 3학년인 오씨를 가르쳤다. 그해 4·19혁명 기념일 즈음 휴교령이 내려 대구에 머물던 유 후보가 강 전 교수의 자택을 방문했는데 마침 오씨가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가 마주친 게 이들의 첫 번째 만남이다.
1994년 딸 담씨가 태어난 뒤 아들 훈동씨와 다 함께 찍은 유 후보의 가족사진.  유승민 후보실 제공
1994년 딸 담씨가 태어난 뒤 아들 훈동씨와 다 함께 찍은 유 후보의 가족사진.
유승민 후보실 제공
두 번째 만남도 우연이었다. TBC ‘푸른광장’이라는 여고 탐방 프로그램에 오씨가 학교를 소개하는 출연자로 뽑혔다. 주어진 주제를 갖고 발표를 해야 해서 원고가 필요했다. 막막했던 오씨는 강 전 교수에게 조언을 요청했고, 이 부탁은 마침 학교를 쉬고 있던 유 후보에게 전해졌다. 주제가 바로 ‘만남’이었다.

유 후보가 원고를 다 쓰자 강 전 교수는 오씨에게 직접 전해 주라고 했다. 독서실에서 공부만 하던 오씨와 친구들은 “대학생 오빠가 온다는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달라고 하자”며 키득거렸다. 유 후보도 친구 두 명을 데리고 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오씨는 “며칠 뒤 유 후보가 강 전 교수에게 ‘그 여학생의 순수하고 발랄함이 마음에 든다’는 편지까지 썼을 정도로 그 시간이 좋았었나 보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씨가 수험생이어서 연락을 하거나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지난 2월 9일 오씨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는 유 후보의 모습.  오선혜씨 제공
지난 2월 9일 오씨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는 유 후보의 모습.
오선혜씨 제공
1977년 오씨는 이화여대 수학과에 입학했다. 어느 날 기숙사 선배 언니들이 신입생들을 위해 미팅을 주선했고, 이대생 4명과 서울대 공대생 4명이 만나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거닐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씨의 눈에 저 멀리서 슬리퍼를 찍찍 끌고 오는 남자가 눈에 띄었다. 그게 바로 유 후보였다. 세 번째 만남에 오씨는 “이렇게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는 게 필연이자 운명 같았다”고 말했다.

●장가 안 가겠다던 劉, 스물넷에 1등 결혼

‘경상도 사나이’ 유승민은 고등학생일 때 친구들에게 “절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그런데 오씨를 만나고 가장 먼저 결혼을 했다. 오씨가 대학을 졸업한 해인 1981년 10월 3일. 당시 유 후보가 24살, 오씨는 23살이었다. 다정다감하고 남자들 사이에서 의리로 인정받는 유 후보를 보고 “평생 믿고 모든 걸 맡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36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씨는 유 후보를 믿고 지켜 주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4-28 8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