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주호영 중심 ‘3자원샷’ 추진…당 존립 위기 속 돌파구 기대
바른정당이 ‘반문연대’ 단일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정작 당사자인 유승민 후보 측의 부정적 태도와 자유한국당·국민의당의 ‘무관심’ 속에서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단일화 추진파들은 “이대로 손 놓고 좌파 집권을 바라만 볼수는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바른정당은 지난 24일 심야의총에서 격론 끝에 유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3자 ‘원샷 단일화’ 논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튿날엔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김무성 의원과 제가 양당(한국당, 국민의당)의 책임 있는 분에게 저희 당의 의총 논의결과를 설명해 드리고, (단일화)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6일 오후 대한민국 국민포럼,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이 3자 후보단일화를 위해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한 원탁회의가 성사되면 본인이 참석하겠다고도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실제 협상이 진행된다면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자격으로 한국당과의 접촉에 나서는 동시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이 물밑에서 안철수 후보 측과 조율에 나서는 ‘투트랙’ 논의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3자 원샷’ 방식 외의 양자 단일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기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모양새여서 현재로써는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날 밤 TV토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세 후보는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퉈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일각에서는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이 결국 대선 패배에 대비한 ‘보험’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성사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어 단일화 제안이 시늉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독자적인 대선 승리를 도모하기는 어렵다는 현실 인식 아래 선제적인 단일화 제안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흔들리는 조직을 다독이고, 대외적으로는 보수 분열의 책임론을 피해가자는 고도의 정치적 전략이라는 게 단일화 시도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논거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우선 국회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게 지방의원 조직인데 일부는 ‘역(逆)탈당’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단일화 시도든 뭐든 당이 대선 이후도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야 흔들리는 조직이 좀 안정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보수 유권자들의 여론은 유승민·홍준표·안철수 중에 누가 돼야 한다는 게 아니라 ‘문재인은 안 된다’는 게 가장 크다”면서 “그렇다면 가장 좋은 것은 문재인의 집권을 막는 것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우리 때문에 문재인이 당선됐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중진도 “단일화가 실제 성사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일단 우리가 분열의 책임을 다 뒤집어 쓰는 상황은 피해야 하고, 또 선거라는 게 막판에 가면 어떤 변수가 어떻게 등장할지 모르는 법이니, 우리로서는 최상의 승부수를 던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