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체제 권력구도 또 ‘변화’…최룡해 ‘흔들’

北 김정은체제 권력구도 또 ‘변화’…최룡해 ‘흔들’

입력 2014-05-02 00:00
수정 2014-05-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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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총정치국장에 ‘김정은 사람’ 황병서…최룡해 실각 여부 더 지켜봐야

北 김정은 체제 권력구도 또 ‘변화’…최룡해 ‘흔들’

북한 김정은 정권의 권력구도가 계속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북한 정권의 ‘2인자’로 꼽혀온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출신의 황병서가 임명된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최룡해는 지난 2012년 4월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조명록이 2010년11월 사망 후 공석이던 총정치국장 자리까지 꿰찼으나 2년 만에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다.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 사회에서 군총정치국장은 군부를 통제하는 최고의 핵심자리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3년도 안 된 사이에 최고지도자 다음가는 실권자가 장성택에서 최룡해로 바뀌었고, 또다시 황병서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 실세의 잦은 교체를 통해 최고통치권자로서의 권한과 권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장성택 숙청 이후 특정 인물에 권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속내가 읽힌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룡해 후임에 황병서를 앉힌 것은 믿을 수 있는 자신의 오랜 인맥을 핵심에 포진해 1인지배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올해 60대 중반인 황병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10대 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몇 안 되는 비교적 젊은 ‘김정은 사람’이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후계자 옹립에 안간힘을 쓸 때 손발을 맞춘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사건으로 주변에 대한 의심이 커진 김 제1위원장이 최룡해의 영향력 확대와 장악력을 우려해 점진적으로 밀어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최룡해는 작년만 해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 수행횟수가 가장 많았으나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고, 지난달 14일 김일성 주석 생일 중앙보고대회에는 참석했지만 같은달 24일 인민군 창건일 중앙보고대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북한 매체는 지난달 26일 김 제1위원장이 제681군부대 관하 포병구분대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면서 싸움준비가 잘 안돼 있다며 군 정치간부들에게 그 책임을 돌렸다고 공개했다. 사실상 총정치국장이던 최룡해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훈련 참관 직후 같은날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고 최룡해 해임과 황병서 후임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룡해가 건강 악화로 업무 수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군 핵심포스트인 총정치국장 자리를 비워둘 수 없어 당 조직지도부에서 군사 담당 제1부부장을 맡아온 황병서를 임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룡해는 지난 3월 초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공개활동 관련 기록영화에서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한 정보 관계자는 “최룡해가 올들어 당뇨가 심해져 공식활동에 거의 나타나지 않고 별장에서 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병으로 최룡해의 부재가 길어지고 군부대의 기강해이가 목격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자 김 제1위원장이 황병서를 대타로 내세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회의에서 최룡해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해 사실상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만들어 놓고 총정치국장에서 해임한 것도 결국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이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룡해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국방위 부위원장에서도 물러났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 차수 계급장을 달고 맨 앞줄에 앉았다는 점에서 총정치국장을 제외한 다른 직책은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대북 전문가는 “최룡해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상시적 활동이 필요한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건강이 회복되면 다른 자리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도 최룡해가 숙청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숙청된) 리용호, 장성택 같은 경우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면서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최룡해는 (해임 관련) 보도가 지금 일절 없기 때문에 숙청됐을 가능성이 좀 낮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건강 악화로 대외활동을 중단한 조명록 당시 총정치국장을 대신해 2007년 총정치국에 ‘제1부국장’ 보직을 신설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최룡해의 해임이 건강 때문이라면 굳이 총정치국장에서 끌어내리지 않고도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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