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위협에 포사격까지…연일 ‘강공카드’ 왜

北, 핵실험 위협에 포사격까지…연일 ‘강공카드’ 왜

입력 2014-03-31 00:00
수정 2014-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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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북핵문제에 반발해 韓美에 압박 메시지

북한이 연일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행보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을 쏠린다.

북한은 30일 ‘제4차 핵실험’ 위협에 이어 31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했다.

더구나 북한은 동해에서도 어선과 선박에 항해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강공 드라이브’에는 남한과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태도 전환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NLL 인근의 해상사격은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독수리 연습’ 등 한미군사훈련에 대응하는 모양새이지만 최근 북한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북한은 지난 2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비핵화 발언을 비난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고 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북남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정치, 군사적 도발의 진범인도, 반인륜 범죄의 우두머리도 다름 아닌 박근혜”라고 맹비난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남북관계 개선의 장애물이라며 미국만 집중적으로 비난하던 모습에서 달라진 셈이다.

이런 변화는 남북관계 진전이 북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20∼25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치르고 나서 남측이 남북 경협을 위한 ‘5·24 조치’ 해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망했을 수 있다.

남한 정부가 미국 등과 공조해 비핵화를 촉구하고 통일 담론에 집중하는 모습도 북한에 거부감을 줬을 공산이 크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실험 거론은 핵 협상과 북미관계 개선에 소극적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대화를 압박하려는 노림수라는 얘기다.

북한 입장에서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환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북핵 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해상사격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해 “미국에 북핵 문제의 중요성을 각인하려는 심리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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