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철 시작됐는데’ 北 사격훈련에 서해5도 불안

‘꽃게철 시작됐는데’ 北 사격훈련에 서해5도 불안

입력 2014-03-31 00:00
수정 2014-03-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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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통제 조치에 서해 5도 어선 43척 항구로 복귀

북한이 31일 낮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자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최북단 섬지역 어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꽃게 조업을 시작하는 이 지역 어민들은 북한의 해상사격 훈련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어져 조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했다.

인천시 옹진군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군과 해경은 북한이 이날 해군 2함대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해 서해상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할 것이라고 통보하자 이날 오전 10시께 서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에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른 아침부터 대청·소청도 20척, 백령도 16척, 연평도 7척 등 서해 5도 일대 어장에 총 43척의 어선이 출항했다.

이들 어선은 해군과 해경의 복귀 명령에 따라 이날 오후 1시 전 각 도서 항구로 되돌아오거나 인근 항구로 피항했다.

인천해경 연평파출소의 한 관계자는 “가까운 어장에 나갔던 어선들은 일찍 들어왔고 나머지 어선도 모두 안전하게 피항했다”며 “조업 통제 조치가 풀리기 전까지 당분간 조업은 어렵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꽃게 조업이 북한의 사격 위협으로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했다.

연평도 어민 김모(67)씨 “오늘은 배를 손보느라 조업을 나가지 못했다”면서도 “해마다 꽃게 어획량이 줄어 걱정이 태산인데 남북관계까지 경색되면 어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건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백령도 어민 장모(55)씨도 “2010년 연평도 포격 사태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제는 정말 배를 정리하고 섬을 떠나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고 푸념했다.

서해 5도 해병대와 관공서는 이날 낮 12시 15분께 북한이 해상 사격을 시작하자 12시 30분께부터 주민들을 인근 대피소로 긴급히 이동시켰다.

오후 2시 30분 현재 백령도 전체 주민 5천600명 가운데 3천명이 대피소로 몸을 피했고, 연평도 전체 주민 1천230명 중 633명도 대피했다.

백령도 주민 홍남곤(48)씨는 “북한의 포 사격 후 북한 장산곶 쪽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며 “불발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연평도 포격 당시가 떠올라 아찔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백령초등학교 교사 김규동(36)씨는 “12시 15분쯤 급식실에서 아이들 급식지도를 하는데 갑자기 포소리가 크게 들렸다”며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 대피소로 이동시킨 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며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연평면사무소는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킨 뒤에도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백령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많은 주민이 대피소로 피신했지만 집에 남은 주민도 일부 있다”며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주민들을 잘 통제하고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한 백령도행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천71t급)는 북한의 사격 훈련이 시작된 직후인 12시 30분께 대청도에 비상 정박했다.

이 여객선은 인천을 출발해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에 낮 12시 50분께 도착할 예정이었다.

당시 승객 367명 가운데 소청도에서 먼저 내린 16명을 제외한 승객 351명은 여객선에서 내려 대청도 내 대피소로 긴급히 이동했다.

인천에서 이날 오후 1시께 출항할 예정이었던 연평도행 여객선 플라잉카페리호(500t급)의 운항은 전면 통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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