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보고대회 주석단에 큰 변화없어최룡해 등 군부 앞자리…김기남·최태복 건재
장성택 숙청 이후 20여 일이 지난 30일 현재까지 북한 권력 구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12년 12월 17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그의 부인 리설주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를 맞아 당·정·군의 고위 간부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태복 당비서, 김기남 당비서, 처형된 장성택 부인인 김경희 당비서,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리설주, 김정은, 최춘식 제2자연과학개발원장,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처형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김격식 군 대장,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2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12월 29일)에서 주석단에 앉았던 간부 21명을 소개했다.
북한 매체의 주석단 호명 순서가 권력 공식 서열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 숙청이 결정된 이후 북한 권부의 판도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주석단 호명 순서는 일단 김정일 2주기 추모행사(12월17일) 주석단과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장례식(12월16일) 참석 명단과 큰 차이는 없다.
가장 먼저 김정은 체제에서 약진한 군 수뇌부가 여전히 앞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중앙방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에 이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 군 수뇌부 3인방을 차례로 불렀다.
김정은 체제는 그동안 주석단 간부를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후보위원 순으로 호명하면서 군 수뇌부를 항상 3∼5번째 포함, 당 간부보다 앞세우고 있다.
’빅 5’를 바로 뒤따르는 간부는 김기남·최태복 당비서이다.
이들은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당시 운구차를 나란히 호위했던 8명에 포함됐던 인물로 김정일 체제에 이어 실세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박도춘·김영일·김평해·곽범기·문경덕 비서 역시 주석단에서 20위 안에 든 당 간부들이다.
범 군부에서는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군사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김창섭 국가안전보위부 정치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박봉주, 곽범기와 함께 북한의 대표적 경제관료로 꼽히는 로두철 국가계획위원장 겸 내각 부총리와 북핵 협상에서 잔뼈가 굵은 강석주 내각 부총리도 호명됐다.
장성택 처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각각 12번째와 20번째 호명됐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과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 역시 주석단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한 오극렬, 현철해, 최영림, 리용무 등의 원로 간부들은 대부분 빠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는 장성택 숙청을 전후로 공식 행사에 계속 불참하고 있다.
불참자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과 85세로 고령인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이다.
김양건은 지난달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을 결단한 백두산 지구 시찰을 수행했고 김국태 장례식에도 참석했기 때문에 위상에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주규창은 고령으로 불참했을 수 있다.
이번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자리한 간부들은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일 위원장 2주기 등의 공개행사에 계속 얼굴을 드러내온 만큼 고위간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봄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까지는 계속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보고대회의 주석단이 앞으로 김정은 시대를 이끌 인물들로 평가된다”며 “장성택과 친분이 있는 로두철 등이 건재하는 것을 볼 때 숙청 작업이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