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입력 2013-06-17 00:00
수정 2013-06-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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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무산 5일 만에… 北국방위 “비핵화 논의”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남북대화 무산 이후 북한이 16일 북·미 고위급회담을 전격 제의한 가운데 북한 내에서는 6·25전쟁 주요 전적지 답사 등을 통해 혁명 정신과 전투력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안북도 창성의 유평혁명사적지를 시찰(왼쪽 사진)했으며 인민군 전선지구혁명사적지 답사행군대가 351고지 등을 답사(오른쪽 사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남북대화 무산 이후 북한이 16일 북·미 고위급회담을 전격 제의한 가운데 북한 내에서는 6·25전쟁 주요 전적지 답사 등을 통해 혁명 정신과 전투력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안북도 창성의 유평혁명사적지를 시찰(왼쪽 사진)했으며 인민군 전선지구혁명사적지 답사행군대가 351고지 등을 답사(오른쪽 사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남북 당국회담 무산 5일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중대담화 형식으로 발표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지가 담겼음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회담 의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핵 없는 세계 건설 등 양측이 원하는 여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와 장소는 지난번 남북대화 제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며 일임했다.

또한 비핵화와 관련,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 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사실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을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북한의 회담제안에 대한 미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한편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미국을 방문, 한·미 및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한 3국의 입장이 최종 조율될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쯤 중국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북핵 관련 입장 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6-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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