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실패 정권” vs 文 “유신 잔재”…정책경쟁 어디로?

朴 “실패 정권” vs 文 “유신 잔재”…정책경쟁 어디로?

입력 2012-11-28 00:00
수정 2012-11-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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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난타전…중도·무당파층 ‘정치불신’ 심화 우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부터 네거티브 난타전을 전개하면서 이번 대선이 정책경쟁이 아닌 비방전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27일 문 후보를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박 후보를 “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는 자신을 ‘민생후보’로 내세우고 문 후보를 ‘이념투쟁 세력’으로 규정하자, 문 후보는 자신을 ‘서민후보’로 부각시키면서 박 후보를 ‘귀족후보’로 몰아세우고 있다.

집권 이후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책 대결이 돼야할 선거전이 초장부터 과거에 얽매인 볼썽사나운 ‘프레임 대결’로 변질되며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양측 간 난타전은 28일에도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구체적인 지표까지 제시하면서 참여정부 실패론에 불을 지폈다.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이 박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정부 때는 세계 경제가 매우 좋았는데 우리나라의 분배는 최악이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시절 최고 권력층인 문 후보가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하고 나선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퍼주기 식으로 국가운영을 잘못해 5년간 국가채무가 1.2배가 늘어났다”면서 “등록금도 당시 국공립대는 57%, 사립대는 35%나 올랐다”고 주장했다.

또 “문 후보는 하루 빨리 서민의 탈을 벗고 노무현 정부 당시 서민죽이기 행태에 석고대죄하는 게 옳은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국정에 실패한 ‘팩트’들을 말한 것”이라며 “문 후보 측이 박 후보에 대해 아버지 시절 미확인 내용들을 갖고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동 책임론’으로 응수하며 박 후보를 몰아붙였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부 5년간 실정의 책임 절반은 분명히 박 후보에게 있다”고 공격했고, 홍영표 상황실장은 “박 후보는 민생 파탄으로 실패한 정권에 협력하고 방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박 후보는 민생문제가 나오면 거짓과 말바꾸기로 국민을 우롱하고 민생경제를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이번 대선은 진짜 민생이냐 가짜 민생이냐는 치열한 대결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정책의 후퇴와 유통산업발전법 입법 무산의 책임론, 비정규직을 외면한 일자리정책의 문제점 등을 갖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준비 안 된 가짜 후보”라고 박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공방이 네거티브 선거전의 예선전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선도 폭로전, 비방전이 난무했던 역대 대선과 큰 차이 없이 소모적인 이념논쟁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8일 “네거티브 더욱 공방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그럴수록 정책 경쟁은 사라질 수 밖에 없고 새 정치를 갈망하는 중도ㆍ무당파층의 정치불신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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