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린 막전막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6일 첫 단일화 회동부터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두 시간이다. 하지만 양 캠프는 이번 회동을 위해 피 말리는 27시간을 보내야 했다.단독 회동은 오후 6시부터 7시 15분까지 75분간 진행됐고 나머지 45분간은 문 후보 측 노영민 비서실장, 박광온 대변인과 안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 유민영 대변인이 배석한 가운데 합의문 조율이 이뤄졌다. 양 대변인은 “역사적 회동을 기념하겠다.”며 휴대전화로 회동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회동 후 합의문 해석을 놓고 양측에서 미묘한 불협화음도 일었다. 이날 회동을 놓고 벌이는 양 후보 측의 기 싸움이 느껴졌다. 새정치공동선언을 우선적으로 이행하겠다는 합의 내용을 두고 문 후보 측이 “시간이 없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 협상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오해였다.”며 해명에 나섰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새정치공동선언이 2~3일 내에 종결된다는 전제하에 후보단일화를 위한 실무기구를 가동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든 단일화 협상부터 돌입하려는 문 후보 측의 조급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또 합의사항 주도권을 두고도 삐걱거렸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와 새정치공동선언문, 투표 시간 연장 캠페인 등은 안 후보가 미리 준비해 주도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진 대변인은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는 우리가 밥 먹듯 얘기해 온 것인데 그렇게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단일화 시한을 두고도 양측의 견해가 엇갈렸다.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이 오는 25∼26일 양일간인데 단일화 마지노선은 24, 25, 26일 중 언제냐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25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24일을 기한으로 보고 있는 반면 안 후보 측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26일로 보고 있다.
언론 역시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5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이 몰려 대회의실 앞 로비에 설치된 임시 기자석 171석은 물론 건물 복도의 고정 의자, VIP실까지 기자들로 꽉 차 북새통을 이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2-11-0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