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파병’에 신중, 북러는 모르쇠… 젤렌스키 “3차 대전” 경고

美 ‘北 파병’에 신중, 북러는 모르쇠… 젤렌스키 “3차 대전” 경고

허백윤 기자
입력 2024-10-21 18:09
수정 2024-10-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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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 “사실이라면 우려”
대선 앞둬 강경 대응 쉽지 않아
북러, 유엔 제재 결의 위반 분명
국제사회 압박 자유롭지 못해

젤렌스키 “北 현대 전술 배우면
불안정성·위협 크게 증가” 지적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주요 국가들은 아직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복잡한 속내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한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며 연일 막말로 도발 수위를 높였던 북한은 정작 러시아에 1만 2000명의 병력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미 1500명을 보냈다는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대해선 21일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보도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 군사령관의 주장을 전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러시아도 이달 초 처음으로 북한군 파병설이 우크라이나 언론 등에서 제기됐을 때 ‘가짜뉴스’라고 받아쳤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 보도와 국정원 발표에 대해선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북러는 북한군 파병에 대해서 당분간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양측이 모두 부인해 온 무기 거래처럼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분명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제사회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러시아로 보내야 할 북한군이 상당수 남은 상태에서 국정원의 명확한 정보를 부인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대규모 파병 사실을 알리기 부담스러울 수 있고,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군을 받아야 할 만큼 전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여전히 “사실이라면 우려스럽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그런 보도들을 확인할 수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움직임은 우려스럽다”고 했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북 정보 사안에 대해 한미가 먼저 공유하고 평가한 뒤 발표했다면 이번에는 한국 정보당국의 공식 발표에도 미국은 여전히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북러 간 군사동맹 수준의 밀착이 결국 한반도 안보 위협에 직결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알리고, 감시 자산 노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포착한 정황을 근거로 북러의 운신 폭을 좁히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은 다음달 5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강경 대응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고, 나토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개입 여부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정원 또는 대통령실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 전에 미국과 공유하고 조율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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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영상 연설을 통해 “북한이 현대 전쟁의 전술을 배우면 불안정성과 위협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면서 세계 3차 대전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전방에서 북한 군인과 교전해야 한다면 세계 누구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전쟁을 장기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2024-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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