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외교관계 파장은
국가정보원이 24일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전격 공개함에 따라 남북 관계는 물론 향후 다른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직접 나서 회의록을 공개한 것은 국가 간에 암묵적으로 지켜온 ‘신사협정’을 파기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어렵게 되거나 그동안 외교 무대에서 어렵게 쌓아온 한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우선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낱낱이 공개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남북 대화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의가 깨진 이상 향후 대화 국면에서 서로 속 깊은 얘기를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른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서 두고두고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정치적 요구에 따라 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어떤 나라가 한국을 믿으려 하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은 “다른 국가들도 남북 간 특수성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6-2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