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증거 있다] “내가 산증인…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위안부 증거 있다] “내가 산증인…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입력 2012-08-30 00:00
수정 2012-08-3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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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망언’ 피해할머니들 분노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망언이 전해지자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은 “국가 간의 이해를 떠나 패륜의 극치”라며 분노했다. 강제동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파렴치한 일본의 행보에 “내가 강제 동원의 산증인이다.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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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보조기에 의지한 채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진 뜰을 산책을 하고 있다.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진 뒤부터 잘 걷지를 못해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29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보조기에 의지한 채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진 뜰을 산책을 하고 있다.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진 뒤부터 잘 걷지를 못해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경술국치 102주년인 29일 오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37번째 수요집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길원옥(85) 할머니는 “증거가 필요하면 우리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하라. 이렇게 증인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 할머니는 “나만 해도 일본 육군 제15사단을 따라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를 끌려다녔다.”면서 “지금까지도 그때 그 악몽 같은 기억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 할머니는 “민간인이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그 어린 소녀들을 다 데리고 (위험한 전선을) 다닐 수가 있느냐.”면서 “일본 정부가 주도하지 않았다는 말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억지”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잇단 망언에 피해 할머니들은 공분했다. 대구에 머물고 있는 이용수(83) 할머니는 “역사의 산증인인 나와 다른 할머니들이 엄연히 살아있는데 일본이 이젠 있던 일까지 없는 일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파렴치한 일본의 정치인들이 인륜의 문제를 정치의 소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2012-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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