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이어 차명진 막말… 통합당, 수도권 불똥 튈라 ‘꼬리 자르기’

김대호 이어 차명진 막말… 통합당, 수도권 불똥 튈라 ‘꼬리 자르기’

이근홍 기자
입력 2020-04-09 01:42
수정 2020-04-0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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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곳에 후보 내지 않는 초유 사태

車후보 6일 유튜브 출연해서도 해당 발언
김종인 “첫날 참았는데 다음날 같은 실수”
당내부 “연속 악재로 최소 110석도 불안”
김·차 반발에 ‘중도 표심잡기’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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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통합당
굳은 통합당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D-7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당 회의실로 가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 김 위원장,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4·15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지역구 후보자들의 잇단 ‘막말 논란’에 시름하고 있다. 특히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에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의 ‘세대비하’ 발언에 이어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망언’이 터져 나오자 내부에서조차 ‘이대로는 총선 필패’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8일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의 총선 자체 판세 분석을 종합해 보면 여당인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47석)을 제외한 지역구에서 130~139석을, 통합당은 110~130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양당은 공히 130석 안팎을 기대했지만 최근 통합당이 잇달아 ‘자책골’을 넣자 민주당은 목표를 상향 조정, 통합당은 하향 조정한 것이다.

통합당은 내부에서 악재를 쏟아내며 있던 표마저 깎아 먹는 모습이다. 차 후보는 이날 문제가 된 TV토론회뿐 아니라 지난 6일 유튜브 채널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했다. 당시 차 후보는 “세월호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며 “어떻게 자식 죽음 앞에서 ○○○을 하나. 자기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이걸 좀 어떻게 할까, (상대를) 바꾸고 이렇게…”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총선 다음날인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차 후보의 막말이 터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통합당 관계자는 “130석 안팎에서 최소 110석까지 목표를 줄였는데 지금 분위기면 수도권 선거 대패가 우려된다”고 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후보도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남들이 입으로 내 표를 다 깎아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유족의 정신적 피해 등을 고려해 공식 입장을 자제해 왔지만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끝까지 가해자들을 추적해 책임을 묻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가해자들의 행위를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했다.

차 후보는 지난해 5월 세월호 관련 망언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큰 물의를 일으킨 인물에게 공천을 준 당 지도부의 안일한 인식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현근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통합당이 차 후보에게 공천을 준 건 거듭된 막말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과 같다”며 “차 후보 제명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황교안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통합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30대 중반부터 40대의 문제 인식은 논리가 아니다”, “장애인들은 다양한데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등의 막말을 한 김대호 후보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통합당이 차 후보의 제명까지 확정할 경우 ‘금보다 귀하다’는 수도권 선거 2곳에 후보를 내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차 후보와 김 후보 모두 당의 제명 결정에 불복하고 있어 통합당의 수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명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경우 통합당의 ‘중도 표심 잡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04-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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