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한계·미숙한 정치로 입지 약해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규정할 때”
‘게시판 논란’ 등 계파 갈등도 과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열린 쿠키뉴스 창간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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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유죄 선고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정치력 입증이 절실한 한 대표를 향해 “무엇을,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역할 규정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21일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원외 대표의 한계가 언급되는 가운데 민생 정책 컨트롤타워를 지휘하며 당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정치 신인인 한 대표는 원내에 세력이 적은 편이어서 취임 후 이처럼 각종 특위를 만들어 ‘원외 인사’들을 기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격차해소특위를 발족하면서는 친한(친한동훈)계 ‘뉴페이스’인 조경태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3040 원외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를 통해 힘을 보태는 이재영 전 의원에게는 디지털정당위원회를 맡겼다. 또 한 대표의 공약이었던 ‘지구당 부활’을 도운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에게는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줬다.
문제는 특위의 실효성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 대표로서 ‘지금,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 규정이 필요하다. 한 대표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고 아직은 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여의도 내 ‘맨파워’가 부족한 한 대표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지난 8월부터 현역 의원들과 ‘일대일 식사 정치’도 이어 오고 있다. 당초 선수별, 지역별 일대다(多) 식사를 진행했으나, “한 대표가 주로 말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대일 방식으로 바꿔 의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로 한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장악력은 당의 지지율이 오르면 자연히 강화될 것”이라면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 대표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자신의 대표 슬로건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재부상하는 계파 갈등도 한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당무감사를 주장하는 권성동 의원을 향해 이날 “혹시 (당원 게시판에) 보좌관이나 가족이 들어가 있지 않나”라며 “실명으로 검색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 자체가 옳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에 “저희 가족과 보좌진 중에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쓴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저와 관련해 당무감사를 해도 좋다”고 맞받았다.
2024-11-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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