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비현령식, 정치 신뢰도 상실”
민주 “선고 무관… 전날 서면 작성”
민생행보로 사법리스크 돌파 의지
당정 겨냥해 “정쟁에 몰두” 비판도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으로부터 무역업계 규제·애로 건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오장환 기자
오장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현행 공직선거법에 대해 지나친 규제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상황과 맞물리며 추후 실제로 법 개정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김상욱·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선거운동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서면 축사에서 “현행법은 금권선거,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를 막고 선거운동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현행법은 정치 신인의 진입에 한계를 두고 있어 공직선거법의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국민의 의식과 사회적 틀이 잡혀 있는 만큼 투명성을 강화하고 불법은 막는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선거법 1심 선고에서 예상을 넘어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다만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서면 축사가 선고 전날인 지난 14일 의원실에 전달된 것이라면서 선고 결과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카페에서 주식 투자자들을 만나고 한국무역협회와 간담회를 갖는 등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오는 25일 위증교사 의혹 1심 선고를 앞두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모습을 강조하며 당내 혼란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주식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도 한때 ‘소형 잡주’에 투자했다가 IMF 사태 때 다 털어먹고 우량주 장기 투자 원칙을 지켜 본전을 회복했다”며 “(지금은) ‘휴면 중 개미’다. 언젠가 국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를 강화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선 “정부나 여당, 대통령도 예전에는 (상법 개정을) 하자고 하더니 실제 하려고 하니까 한발 뒤로 빼더라”고 했다. 이어 “어렵긴 하지만 책임지고 통과시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여당이 민생 챙기기를 외면하고 있다며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언급하는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가 역량을 이런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총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정부가 정치 행위도 아닌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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