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용산 김여사 라인 쇄신’ 직격 … 尹독대 의제 주도권 잡기

한동훈 ‘용산 김여사 라인 쇄신’ 직격 … 尹독대 의제 주도권 잡기

손지은 기자
입력 2024-10-13 18:18
수정 2024-10-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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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중 “대통령실 인적 쇄신해야”
김여사 ‘한남동 라인’ 겨냥 관측 속
친윤 “대통령 인사권 언급 부적절”

‘빈손 독대’ 막을 의제 선점 분석도
16일 이후 만남 외 구체적 협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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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금정구 거리에서 윤일현(세 번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한동훈(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금정구 거리에서 윤일현(세 번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냈다. 앞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필요성에 이어 한 대표의 강경 발언이 계속되자 여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 올릴 의제 선점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비선이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 대표는 특히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의미도 부여했다.

한 대표 측은 인적 쇄신 대상으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의 두터운 신임을 무기로 실력을 행사하는 ‘비선 라인’(한남동 라인)을 겨눴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당직자는 13일 통화에서 “대통령실에 포진해 공식 직책을 달고 본인에게 주어진 직무 범위를 넘어서 정치적 일탈 행위, 부적절한 정치 개입 행위를 일상적으로 해 온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여사에게 직보하거나 직접 지시받는 이들을 솎아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또 “이들의 이탈 행위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국정농단’ 최순실과 달리 이 사람들은 공식 직책이 있다는 게 차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당내에서는 한 대표의 이번 공개 발언에 대해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는 “용산에 비선이 있다고 대통령이 인정하라는 것인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의 인사권을 정조준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여권 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일 계속되는 한 대표의 고강도 발언에 대해 ‘보여 주기식 빈손 독대’를 막으려는 취지라는 분석도 있다. 만남에 의미를 둔 독대나 기정사실화된 ‘제2부속실 설치’만으로는 민심에 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선제적으로 ‘독대 의제’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친한 핵심 의원은 “한 대표가 계속 의제를 던져야 용산도 해법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독대가 영수 회담이나 여야 당대표 회담처럼 ‘의제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으로 비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도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16일 이후 만난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 협의에 착수하지 못했다. 친한 핵심 의원은 “아직 주고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고 대통령실 관계자도 “독대 시점이나 형식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양측은 16일 재보궐 선거 이후 구체적인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2024-10-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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