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양 먼저” “주가조작 방지”… 금투세 놓고 120분 ‘불꽃 토론’

“증시부양 먼저” “주가조작 방지”… 금투세 놓고 120분 ‘불꽃 토론’

이범수 기자
입력 2024-09-24 18:08
수정 2024-09-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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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서 공개토론회

7000여명 시청·예정시간 넘겨 격론
개인투자자 “국민 경청을” 소란도

시행팀 “투명성·조세 형평성 제고”
유예팀 “증시 위축·민심 이반 우려”
이르면 내일 의총서 당론 결정할 듯
與 “유예는 꼼수” 폐지 촉구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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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하는 개미들
항의하는 개미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를 주제로 한 더불어민주당 정책 토론회에서 의원들이 방청을 막자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당론을 정하려 24일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은 ‘증시 부양을 위한 유예론’과 ‘시장 투명성을 위한 보완 후 시행론’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이르면 26일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7000여명이 생중계로 지켜본 이날 토론회는 예정 시간(80분)보다 40여분이 지나 끝났고, 개최 전 개인투자자 단체(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외치며 의원총회 격인 토론회를 직접 보겠다고 난입하는 소동으로 6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민주당이 이날 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공개토론회에서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은 유예팀 토론자로,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은 시행팀 토론자로 나섰다.

유예팀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하면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정 의원은 “2020년 금투세 도입을 여야가 합의하고 지난 4년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는 우상향하고 있지만 우리 증시만 유독 고점의 3분의1도 회복하지 못하고 지독한 박스권에 있다”며 “금투세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부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금투세 시행 땐 “선진 시장인 미국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고 했다.

이연희 의원은 “공시지가 현실화 후 세수는 늘었지만, 민주당은 정권을 잃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저항으로 패배했던 지난 대선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어 그는 “국민과 청년들의 열망을 세금으로 꺾으면 안 된다”고 했다.

시행팀은 금투세의 목적은 증세가 아니라 시장의 투명화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본질적으로 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가서는 세제”라며 “(금투세 도입 시) 국세청에 소득자료에 대한 정보가 제공돼 시장 예측 가능성도 커져서 시장 투명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의원도 “금투세를 도입하지 않으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같은) 사건을 포함해 주가 작전 세력들이 증시에서 활개 치게 되고 대한민국의 불투명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찬대 원내대표는 “빠른 시간 내 당론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주식시장 투자자들과 ‘1400만 주식 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 전달식 및 간담회’를 열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인버스(주식 하락)에 투자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영환 의원이 이날 민주당 토론회에서 나온 금투세 시행 땐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질문에 “우하향된다고 신념처럼 믿는다면 인버스 투자하시면 되지 않나”라고 답해 논란이 된 것을 비판한 것이다.
2024-09-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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