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선-헤이긴, 이틀째 모처에서 만나…회담 장소 논의 주력할 듯정상회담장에 ‘싱가포르 대통령궁’ 부적절 주장 현지 외교관발로 제기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의 실무준비에 착수한 지 이틀째인 30일 양측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장소, 세부 일정 등에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숙소 나서는 김창선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30일 오전 차량으로 싱가포르 숙소를 나서고 있다. 2018.5.30 연합뉴스
현지 소식통들은 북미 양자 또는 싱가포르를 포함한 3자가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 등에서 회담 개최의 실무 협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김창선 부장과 헤이긴 부 비서실장은 전날 1차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 관계자들은 이번 주 중 싱가포르에서 북미가 몇 차례 협의를 이어간 뒤 회담 개최 장소 등과 관련한 모종의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북미 실무 협의에서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둘러싼 논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상회담 개최지인 샹그릴라호텔 등과 더불어 우선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대통령궁(이스타나)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적합하지 않다는 싱가포르 현직 외교관의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싱가포르 현지 유력 중국어 신문인 연합조보 30일자 보도에 의하면 아세안 사무총장 경력의 왕징룽(王景榮) 싱가포르 순회대사는 “우리가 왜 대통령궁에서 이런 정상회담을 개최하도록 허락해서 외국 경호 인원들이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일하는 곳에 들이닥치도록 해야하나”라며 “싱가포르 본섬과 센토사섬에는 최고 수준의 경호 요구에 부합하는 호텔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부장은 이날도 수십명의 취재진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 부장은 이날 오전 호텔을 떠나면서 로비와 정문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한국, 일본 등의 취재진 수십명을 의식한 듯 호텔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빠져나갔다.
김 부장의 차량을 기자들이 ‘포위’하면서 차량이 한동안 출발하지 못하자 그의 수행원이 창문을 열고 길을 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호텔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 기자들이 몰려가 김 부장을 취재하려 하자 ‘신분증을 달라’며 강하게 제지했다.
김 부장은 지난 28일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때 싱가포르 외교부의 협조 속에 귀빈 통로로 입국하며 언론을 따돌렸고, 29일에는 오후에 북미 협의를 위해 호텔을 떠난 뒤 자정 넘긴 시각까지 호텔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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