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도 나타나…동행시 한반도 문제 전반 논의할 것으로 관측
북한 대외정책의 사실상 ‘총책’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오후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인 가운데 북측을 대표하는 대미·대남 분야 실무자들이 그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오후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인 가운데 29일(현지시간)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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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서우두 공항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강지영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이 김 부위원장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이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수행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행 인사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성혜 실장과 강지영 회장은 모두 북한의 대남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때와 폐회식 때 모두 북한 고위급대표단 지원인력으로 남측을 방문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밀착 보좌하는 모습을 보였고 폐회식 때는 단장인 김영철 부위원장을 수행했다.
그는 4·27 남북정상회담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최근 남북대화 국면에서 차세대 대남 실세로 부상했다.
지난 3월까지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 직함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해 온 강지영 역시 김정은 체제 들어 뜬 대표적 대남 간부로 평가됐다.
그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국가기구로 격상되기 이전인 2011∼2015년께 조평통 서기국장을 맡았으며, 해외동포사업국 국장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을 역임하는 등 민간교류 분야를 중심으로 대남 업무를 해 왔다.
2013년 6월 남북 당국회담이 이른바 ‘격’(格) 논란으로 무산됐을 당시 북한이 수석대표로 내세웠던 인물이 강지영 당시 조평통 서기국장이다.
그는 지난 2016년 10월에는 이산가족 상봉 등을 담당하는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들이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수행한다면, 일단은 김영철 부위원장 휘하 관계자로서 실무를 보좌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평화체제 논의와 연동된 사안으로서 남북관계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 전반을 아우르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지영의 경우 대남조직으로 소속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을 계속 맡고 있다면 재미 한인 이산가족의 상봉 문제 등 인도주의 사안 논의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에는 대미외교 주요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국장대행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7일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회담을 했을 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회담 논의 사항을 정확히 아는 만큼, 이를 토대로 김 부위원장이 미국 측과 비핵화-평화체제 문제를 최종 조율하는 데 핵심 보좌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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