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만난 김정은, 큰 만족감 표시…개최지 연관성에 주목
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회동 내용을 전하며 ‘만족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언급, 그간 초미의 관심사가 돼 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주목된다.평양거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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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도 “매우 유익한 회담을 진행하고 충분한 합의를 이룩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이의 ‘합의’ 내용에는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지 문제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북한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날짜와 장소에 대한 고위급 레벨에서의, 가장 고위급 지도자들의 약속(commitment)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귀국길인 9일에는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정했다고 언급했다.
북미가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이뤄가던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 최종적인 의견 일치를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외신 등에서는 싱가포르가 사실상 1순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CNN은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계획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행정부 관리들에 내려졌다고 정상회담 추진 사정에 밝은 익명의 두 관계자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북미 담판의 무대로서 ‘중립성’을 지닌 데다 각종 인프라와 편의성 면에서도 양호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에 대해 “거기는 아닐 것”이라며 직접 선을 그은 점도 싱가포르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보도에서 보듯 북미 모두가 회담 준비의 ‘순항’ 분위기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양 카드’가 깜짝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이 ‘만족한 합의’, ‘만족한 결과’ 등의 표현으로 회담 결과가 흡족했다는 점을 거듭 거론한 것은 의제 조율 면에서도 비교적 순조롭게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경우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북한이 상당 부분 미국이 바라는 합의를 해주고, 그 반대급부로 미국은 ‘평양 개최’에 동의했을 가능성도 상정해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회담의 성과가 어느 정도 보장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평양을 찾아가는 그림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적대국이자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체제의 심장부인 평양에 사상 처음으로 온다는 자체만으로 엄청난 대내외 선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오랜 사업 경력을 바탕으로 ‘리얼리티 쇼’에 강점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극적인 반전 효과를 노려 평양을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